
kt 박상오-조동현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내가 선수들을 너무 믿는다더라”
11연패 탈출, 세밀한 지시 효과
kt는 18일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3라운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78-74로 이겨 11연패를 끊었다. 지난달 13일 SK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2승째를 챙긴 뒤로 1승을 보태기까지 한 달 이상이 걸렸다.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눈 kt 선수들은 하루 외박도 얻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마음고생이 가장 심했던 이는 역시 조동현(40) kt 감독이다. 시즌 개막 이전부터 부상자가 발생해 당초 구상이 흔들린 데다, 개막 후에도 조성민 등 부상자들이 속출해 그의 머릿속은 하얗게 됐다. 외국인선수 교체를 놓고도 마음을 정했다가 바꾸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확실한 대안이 없었던 이유도 있고, 국내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외국인선수를 데려오는 방안도 모색하느라 고민이 길어졌다. 평소 가까이 지내는 선배 감독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팀을 위기에서 건져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리온 윌리엄스, 맷 볼딘으로 2차례 외국인선수를 완전교체하면서 전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조 감독은 19일 연패 탈출 과정에서의 몇 가지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모처럼 목소리가 살아났다. 그는 “부산에서 홈 6연전을 치렀다. 13일 KGC전을 마치고 여유가 있어 선수들과 회식을 했다. 그 때 (박)상오의 한마디가 나를 깨웠다”고 밝혔다. 박상오는 조 감독에게 “선수들을 너무 믿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맞는 얘기였다. KGC전에서 1∼2쿼터 경기가 잘 돼 하프타임에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 선수들을 믿었다. 그런데 3쿼터부터 경기가 흐트러졌다. 내가 더 자세히 잡아주지 못한 탓이었다”고 떠올렸다. 연패에서 벗어난 전자랜드전에서 조 감독은 달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하나하나 선수들에게 자세히 지시했고, 효과를 봤다.
또 한 가지는 ‘웃음치료’다. kt는 부산에 머무는 동안 웃음치료를 받았다. 선수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승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kt 프런트에서 추진한 교육이었다. 이 또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 외에도 지난 주말 2연전을 치르면서 17일 모비스전에서 수비 매치업 문제로 투입하지 못한 박상오가 18일 전자랜드전에서 맹활약했던 사연, 전자랜드전을 마친 뒤 새벽까지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비디오 분석을 준비한 사연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 감독은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모처럼 집에 왔고, 잠도 푹 잤다. 그러나 아직 쉴 상황이 아니다. 오늘 저녁 다시 숙소로 들어간다”며 “이제 다시 시작이다. 22일 LG, 24일 오리온을 만나는데 또 연패를 당하지 않게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시절 ‘악바리’로 소문났던 조 감독이 다시 이를 악물었다.
최용석 스포츠1부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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