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포심패스트볼’ 젊은 투수들, 韓야구 미래 밝힌다

입력 2017-04-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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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직구를 뽐내는 영건들이 KBO리그 마운드를 화끈하게 달구고 있다. 이들 덕분에 한국야구의 미래도 한층 밝아졌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KIA 한승혁, SK 서진용, 롯데 김원중, 박진형.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롯데 자이언츠

16일 잠실 kt전에서는 LG 신인 고우석(19)이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으로 강렬한 프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같은 날 마산에서는 NC 장현식(22)이 두산을 상대로 140㎞ 후반대의 강력한 직구로 탈삼진을 솎아내며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이처럼 2017시즌 KBO리그에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포심패스트볼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KIA 한승혁(24)을 비롯해 SK 서진용(25), 롯데 김원중(24), 박진형(23)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강속구 투수…일본만? 한국도 있다

일본야구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속 160㎞ 강속구를 던진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노리모토 다카히로, 후지나미 신타로, 센가 고다이 등이 시속 150㎞대 강력한 직구를 가지고 있다. KIA 양현종(29), SK 김광현(29) 이후 특급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고, 강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러운 일이다.

그러나 KBO리그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묵직하고 빠른 공을 가진 투수들이 하나둘씩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직구는 모든 공의 기본이다. 칼날 제구력과 리그 최정상급 커브를 구사하는 삼성 윤성환도 “나의 최고 무기는 직구다. 직구가 좋아야만 커브도 힘을 발휘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실제 오승환이 한·미·일리그를 섭렵할 수 있었던 것도 강한 직구 덕분이다. 수술 후 복귀한 넥센 조상우도 시속 150㎞에 달하는 공으로 리그 정상급 투수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에는 KIA 한승혁이 강속구 하나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시속 157㎞짜리 직구를 던지며 화제를 모았다. 정규시즌에서는 이렇다할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필승조에 속할 수 있는 것도 힘으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도 박진형, 김원중 등 강속구 투수들의 약진에 미소를 짓고 있다. 이들은 빠른 공을 시원시원하게 미트에 꽂아 넣으며 팀의 미래까지 밝히고 있다. 이밖에도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며 SK 마무리로 낙점된 서진용을 비롯해 kt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김재윤(27), 삼성 신예 최지광(19) 최충연(20) 등이 강한 포심패스트볼을 무기로 하고 있다.

kt 김재윤-삼성 최충연-최지광(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빠른 공 투수…국제경쟁력 높인다

강속구 투수는 국제경쟁력을 높인다. 두산 유희관이 매년 호성적을 내지만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하는 이유는 공이 느리기 때문이었다. 국제대회에서 힘이 센 외국 타자들을 상대하려면 힘 대 힘으로 붙어 이겨낼 수 있어야한다는 인식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이다. 염경엽 SK 단장도 넥센 감독 시절 “제구력 투수는 시즌 전체를 보면 방어율 2점대를 기록하기 어렵다”며 “제구가 안 되는 날이면 난타를 당한다. 그런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강력한 포심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삼진을 잡을 줄 아는 투수들이 자꾸 나와야 국제대회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오승환이나 일본의 오타니처럼 우리나라도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들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 나오는 투수들이 특급이라고 할 수 없지만 강력한 포심패스트볼을 던질 줄 아는 투수들이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들이 리그 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하면 한국야구 국제 경쟁력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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