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 워크숍 “FA 등급제, 신년 초부터 본격 논의하자”

입력 2017-12-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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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미계약자 최준석-이대형-이종욱-손시헌-정근우-안영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FA 미계약자 최준석-이대형-이종욱-손시헌-정근우-안영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내년 1월 첫 실행위원회에서 내실 있고 깊이 있게 얘기하자.”

KBO와 10개 구단 단장(실행위원)들은 14~15일 부산에서 ‘실행위원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열린 워크숍에는 올 시즌 후 새롭게 단장에 오른 LG 양상문 단장과 KIA 조계현 단장도 함께 했다. KBO와 단장들은 이 자리에서 2017년을 결산하는 한편 2018년 예산안도 심의했다. 그러면서 1박2일 동안 각종 현안 및 제도 개선과 관련해 논의를 했다.

이날 실행위원 워크숍의 가장 큰 화두는 프리에이전트(FA) 제도 개선안이었다. 현행 FA 제도를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 바꾼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FA 등급제’ 시행 여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 겨울 FA 시장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몇몇 특급 FA는 거액으로 이미 도장을 찍었지만, 대다수 준척급과 저가형 FA는 좀처럼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복귀한 황재균(kt), KBO리그 복귀 가능성이 큰 김현수는 논외로 치더라도 FA 신청을 한 18명 중 계약이 완료된 선수는 6명에 불과하다. 4명(롯데 손아섭 문규현, SK 정의윤. 삼성 권오준)은 잔류했고, 2명(삼성 강민호, 롯데 민병헌)은 이적했다.

그러나 FA 12명은 아직 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지만,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보상금과 보상선수 규정이 FA의 자유로운 이적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FA 등급제 시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수년전부터 계속 제기되고 있다. 연봉이나 나이 등에 따라 선수 등급을 나눠 보상 기준을 마련하자는 것이 골자다. 그 기준에 대해서는 선수와 구단의 입장이 다르고, 구단마다 견해가 달라 좀처럼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KBO는 이번 실행위원 워크숍에 FA 제도 개선을 주요 안건으로 올렸고, 그 중 FA 등급제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새해 1월 9일에 열리는 2018년 제1차 실행위원회부터 정식 안건으로 다루자는 데 뜻을 모았다.

A구단 단장은 “FA 제도는 선수협과도 조율해야할 부분이 있고, 실제로 시행이 되려면 상반기 중으로 결론을 내야한다. 그래서 내년 1월 첫 실행위원회부터 현실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정식 안건으로 올려 내실 있고 깊이 있게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BO 박근찬 운영팀장은 “그동안 FA 등급제를 비롯해 FA 제도 개선과 관련해 언론과 팬들의 지적이 이어졌다”면서 “올해는 구단과 선수협이 대리인(에이전트) 제도 도입 쪽에 초점을 맞췄지만, 내년엔 FA 제도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과연 구단과 선수가 ‘윈윈’할 수 있는 FA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꽁꽁 얼어붙은 FA 시장을 활성화하고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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