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박건우 끝내기! 두산 83.3% PO행 확률 잡았다

입력 2015-10-10 1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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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건우(25)가 생애 첫 포스트시즌 타석에서 자신의 가을잔치의 첫 안타를 끝내기 안타로 장식하며 팀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두산은 연장 10회 혈투 끝에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승리를 챙기며 먼저 휘파람을 불었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1차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2루서 대타 박건우의 우중간 끝내기 안타로 넥센에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환호했다.

1사 후 최주환이 상대 5번째 투수 좌완 김택형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날려 찬스를 잡자 두산 김태형 감독은 8번타자 좌타자 오재일 타석 때 우타자 박건우를 대타로 투입했다. 이번 준PO에서 생애 처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등록된 박건우는 자신의 가을잔치 첫 타석에서 일을 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통타해 우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안타를 날렸고, 2루 대주자 장민석이 여유 있게 홈으로 달려들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끝내기 안타는 준PO 역사상 8번째이며, 포스트시즌에서는 역대 24번째 기록이다. 대타 끝내기 안타는 준PO 최초이자, 역대 포스트시즌 2번째 기록이다. 종전까지는 1996년 10월 7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쌍방울 박철우가 현대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 유일했다. 박건우 개인적으로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 안타를 끝내기 안타로 장식하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중반까지는 넥센이 분위기를 이끌었다. 3회초 선두타자 박동원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상대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초구 바깥쪽 높은 직구(시속 146㎞)를 잡아당겨 생애 첫 포스트시즌 아치를 그렸다. 이어 1-0으로 앞선 6회초 4번타자 박병호가 솔로홈런을 날리며 2-0으로 달아났다. 볼카운트 1B-0S에서 니퍼트의 2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시속 149㎞)를 통타해 한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포. 박병호로선 개인통산 준PO 4호이자 PS 4호 홈런이었다.

이후 승부는 일진일퇴로 진행됐다. 경기 초반 찬스를 잡고도 해결을 하지 못하던 두산은 6회말 첫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허경민이 우중간안타로 뒤를 받쳐 무사 1·3루의 황금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민병헌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정수빈이 홈을 파고들어 1-2로 추격했다.

두산은 7회말 동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홍성흔이 넥센 3번째 투수 손승락을 상대로 볼넷을 고르자 대주자 정진호를 투입했다. 오재일의 3루수 앞 희생번트로 1사 2루. 이어 김재호 타석 때 포수 박동원의 블로킹 실수로 폭투가 나오는 사이 2루에 있던 정진호가 3루까지 진출했다. 여기서 김재호가 삼진으로 물러나 찬스가 무산되는가 했으나 정수빈이 중견수 쪽 2루타로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넥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8회초 1사후 고종욱과 이택근의 연속안타로 1사 1·3루의 기회를 얻은 뒤 박병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다시 3-2로 달아났다. 넥센은 승부를 마무리하기 위해 8회말 조상우를 투입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조상우는 8회말 2사 1·3루의 위기를 벗어났지만, 9회말 1사 후 3연속 4사구를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9번타자 김재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더니 정수빈과 허경민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3번타자 민병헌을 삼진으로 잡아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뒀지만 4번타자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허무하게 3-3 동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두산은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가 7이닝을 3안타(2홈런 포함)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버티면서 제몫을 해냈고, 함덕주(0.1이닝 1실점)에 이어 나온 앤서니 스와잭(2이닝 무실점)과 이현승(0.2이닝 무실점)이 상대 타선을 막아내면서 역전극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현승은 2010년 준PO에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뒤 5년 만에 가을잔치 승리를 추가했다.

넥센은 선발투수 양훈이 5.1이닝 5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역투를 펼친 덕분에 승기를 잡았지만 믿었던 조상우가 무너지면서 땅을 쳤다. 특히 불펜 필승카드인 손승락(1.1이닝 1실점)~한현희(0.1이닝 무실점)를 모두 기용한 데 이어 조상우가 2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지고도 패했다는 점에서 패배가 더욱 뼈아팠다.

역대 준PO(3전2선승제 포함)에서 1차전 승리팀이 PO에 진출할 확률은 83.3%(24번 중 20차례)나 된다. 두산으로선 확률 높은 1차전 승리가 더욱 기쁠 수밖에 없다. 그러나 3전2선승제를 제외하고, 5전3선승제 준PO만 따지면 1차전 승리팀이 4차례, 1차전 패배팀이 4차례 PO에 진출해 절반의 확률을 보였다. 넥센으로서는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근거다.

2차전은 11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넥센 라이언 피어밴드-두산 장원준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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