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넘버2’ 롯데 윤길현의 ‘좋은 생각’

입력 2016-01-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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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윤길현. 스포츠동아DB

롯데 윤길현. 스포츠동아DB

롯데 불펜진의 새로운 엔진 손승락(34)과 윤길현(33)은 대구고 1년 선후배 관계다. 윤길현이 우선협상기간이 마감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29일 먼저 롯데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4년 총액 38억원)을 했다. 이어 다음날 30일 손승락(4년 60억원)이 롯데로 들어왔다.

윤길현은 계약 시점까지도 롯데가 손승락까지 영입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네가 필요하다”라는 롯데의 설득을 듣고, 막연히 ‘마무리를 하겠구나’라고 여겼다. 그런데 불과 하루가 지난 뒤 고등학교 선배 손승락의 입단이 발표됐다.

윤길현과 마무리 보직의 인연은 일단 또 한번 멀어지게 됐다. 윤길현은 2015시즌 SK에서도 마무리로 시즌을 출발했다. 13세이브를 거뒀다. 5월 19일 한화전까지 12세이브를 성공시키는 등, 순항했다. 그러나 SK 벤치는 정우람(31·한화행)으로 마무리를 교체했다. 윤길현이 못 던졌다기보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던 팀 상황이 보직 교체를 불러왔다. 이후 윤길현은 10월 3일에야 세이브 1개를 추가했다.

사실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SK는 “일단 윤길현이 마무리이지만 정우람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자리를 바꿀 수 있다”고 공언했다. 윤길현도 이런 상황을 이해했기에 “나는 임시 마무리”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사람인 이상, 가슴 한 구석에 미련이 없진 않았다. ‘불펜의 꽃’인 마무리로도 잘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입증했기 때문이다. 롯데로 와서도 선배 손승락 앞에서 던져야 되는 운명이 됐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기록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롯데를 위해 헌신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윤길현은 “지난해 SK에서 70경기에 등판했고, 세이브와 홀드(17홀드)를 합쳐서 30개를 했다. 롯데에서도 그만큼 해내고 싶다”라고 목표를 말했다. 통산 78홀드를 기록 중인 윤길현은 최근 3년간 해마다 등판 경기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금 롯데에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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