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영화가 아들을 가슴에 묻은 사연과 재혼한 남편과의 신혼같은 결혼 생활 등을 털어놨다.
6일 방송된 TV CHOSUN '인생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실비 오는 소리에', '저 높은 곳을 향하여'로 1980년대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가수 이영화가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돌연사한 아들을 잃은 슬픔을 딛고 재혼한 남편과 새로운 인생을 살아내고 있었다.
이날 이영화는 7살 난 아들의 존재를 숨긴 채 가수 활동을 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실비 오는 소리에'를 발표하고 그 다음 해에 신인 가수상을 타고 나니까 주위에서 쑥덕거리는 소리가 '이영화가 아기 엄마야'라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때 당시만 해도 아이 엄마라고 하면 어림도 없는 소리다. 제 선생님(작곡가 전재학)이 '네 목소리가 아까우니까 아기 엄마라는 걸 속이고 데뷔를 해보자'고 하더라.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 하시니까 선생님을 믿고 음반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영화는 "어린 나이 21살에 아이를 낳다 보니 아이는 벌써 4~5살 큰 나이였다"며 "내가 너무 철이 없었고 여리고 하다 보니까 음악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게 된 거다. 업소에서"라고 말을 이어갔다.
또 "아이한테 항상 미안하고 안타까웠던 게 어디 가도 데리고 다니지를 못했다. 엄마 소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항상 할머니가 아이를 키웠다. 너무 뭘 몰랐다. 철이 없었던 거다"며 눈물을 삼켰다.
이영화는 그렇게 아픈 아들을 돌연사로 잃었다. "병이 있는 것조차도 전혀 모르다가 죽고 나서 '심근경색이라는 병으로 죽었습니다'라고 했을 때 '아! 왜 병원에 한 번 안 데려갔을까', '내가 나 바쁜 것만 생각하고 아이한테 관심이 너무 없었구나'라고 두고두고 후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날 당시 나이가 29세였다는 이영화는 "(자식을 먼저 보낸다는 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못한다. 본인 자신만 (알 수 있다) 그 아픔은. 옆에서 아무리 같이 아파해줘도 그건 모른다"며 “위로하는 것 자체로도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도 쉽지는 않았다. 정병하 씨는 30년 간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고 교도소까지 다녀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연을 잘 극복해낸 두 사람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정병하 씨는 "내가 아내를 만나서 주위 사람들이 얘기한다. '형님은 형수님 안 만났으면 지금 죽었습니다'라고 말한다. 내가 인정한다"며 "나는 이 세상을 살면서 나쁜 짓을 많이 했다. 어두운 세계가 저한테 딱 맞았다.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는 그런 사람들 만나면 내가 좀 피하고 싶다. 인생을 바꿔야겠다 싶다”고 고백했다.
서로의 아픈 과거를 삼키고 치유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두 사람의 사연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사진|‘마이웨이’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