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에 4타뒤진공동7위출발…뒷심발휘 1타차짜릿한역전승
‘지존’신지애가 빠진 국내여자골프가 ‘신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했다.
10일 제주 라헨느골프장(72·635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아시아투데이 김영주골프여자오픈(총상금 2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무명 이정은5(21·김영주골프)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2라운드까지 선두 김세영(대원외고)에 4타 뒤진 공동 7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정은는 보기는 1개 밖에 기록하지 않고, 버디 6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하며 김보경(24·스릭슨)을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프로 3년차 이정은는 지난해 상금랭킹 28위에 오른 유망주다. 우승은 없지만 SK에너지인비테이셔널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25개 대회에 출전해 19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겨울에는 소속 선수들과 함께 동남아로 전지훈련을 떠나 50일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이정은은 “얼떨떨하다.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건 옆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따냈던 김보경은 막판까지 맹추격을 펼쳤지만 1타차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했다.
2라운드 선두였던 국가대표 김세영은 12번홀(파3)까지 2위 그룹을 2타차 앞서며 우승 7부 능선을 넘었지만 13번홀(파4)에서 티샷 OB를 내면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해 우승의 꿈을 접었다. 마지막까지 선두 탈환을 노렸지만 상승세가 꺾여 추격에 실패했다. 4언더파 212타로 단독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새색시’이주은(32·현대아산)은 최종합계 2언더파 214타로 6위에 올라 모처럼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린 유소연(19·하이마트)은 2라운드부터 흔들린 퍼트 감각을 되살리지 못하고 홍란(23·먼싱웨어), 편애리(19·하이마트)와 함께 공동 7위(1언더파 215타)로 경기를 마쳤다.
신지애의 LPGA 투어 진출로 국내여자골프는 새로운 여왕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은의 우승으로 무명 돌풍이 불어 닥치면서 여왕경쟁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속으로 빠졌다.
한편 지난해 신지애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 서희경(23·하이트)과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은 나란히 8오버파 224타로 부진, 공동 41위에 그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