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필드오브드림]야구는투기아닌구기다

입력 2009-04-27 20: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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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야구보여준‘어니뱅크스’
원조 ‘미스터 컵스’는 누가 뭐래도 역시 어니 뱅크스다. 그라운드에서 늘 행복에 겨워 숨길 수 없는 듯한 환한 미소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고, 날씨가 화창하다 싶으면 “Let's play two(2경기 하자구)”를 외칠 정도로 야구가 너무 재미있어 어쩔 줄 모르는 어린 아이와 같은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에게 있어 야구는 너무 재미있는, 그리고 순수한 즐거움 그 자체였다. 512개의 통산 홈런, 2차례의 홈런왕, 2차례의 MVP 등극 등 화려한 선수생활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대선수였기에 어찌 야구가 재미있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야구천재 타이 콥이 경기를 치르는 모습과는 천양지차를 느낄 수 있다. 콥에게 야구는 상대가 다치는 한이 있더라도 이겨야 하는 일종의 전쟁이었다. 스포츠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경쟁이고, 이왕이면 이겨야 좋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문제는 지켜야 될 선은 존재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기겠다는 치열한 정신으로 열심히 뛰는 것과 상대방을 위협하고 겁주는 플레이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자. 프로야구에 팬들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의 조건이다. 이런 팬들의 성원에 구단과 선수들은 힘을 얻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가 지나쳐 과거와 같이 그라운드에 오물을 투척하거나 구단버스에 불을 지르거나 하는 팬들은 정중히 사절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 역시 개인을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지만 스토커 적인 팬들은 멀리하고파 한다. 바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스포츠에서 승리의 기쁨은 너무나 달콤하다. 선수들에게는 평생의 기억과 함께 부와 명예를 가져올 수 있고 감독에게는 명장의 칭호가 따라 붙는다. 남들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노력해서 얻은 승리의 가치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달콤함을 어떻게 얻느냐 역시 승리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왜 이겨도 구장을 찾는 관중이 많지 않은지, 또 그 수많은 작전과 투수교체가 팬들을 지루하고 지치게 하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야구는 구기 종목이다. 투기 종목이 아니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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