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심현섭.
4년간뮤지컬·드라마외유마침표…새코너‘가슴팍도사’뜨거운반응
개그맨 심현섭(사진)이 4년 만에 ‘고향’인 공개 개그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그의 새로운 무대는 MBC ‘개그야’다. 1999년 지상파TV 공개 개그프로그램의 포문을 연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초기 출연자로 인기를 모았던 그는 이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활동 무대를 옮겨 전성기를 누렸다.
그가 ‘개그야’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코너는 ‘가슴 팍 도사’. 강호동이 진행 중인 같은 방송사 토크쇼 ‘무릎 팍 도사’를 패러디한 것으로 18일 처음 선보인 뒤 초반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30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난 심현섭은 “전쟁터에 뛰어든 사병의 심정”이라며 “공개 개그 프로그램은 마지막 기회란 생각”이라는 말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심현섭은 2005년 MBC ‘웃으면 복이 와요’의 코너 ‘위트박스’를 끝으로 개그 활동을 중단했다.
대신 뮤지컬 ‘넌센스’와 드라마 ‘가문의 영광’ 등을 통해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가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던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솔직히 호흡이 떨어지고 기운도 빠졌어요. ‘개콘’을 시작한 게 30살 때였는데 이제 40살이 됐죠. 등산을 다니며 체력관리를 하지만 공개 개그 프로그램에서 빠르게 호흡해야 하는 일은 역부족이에요.”
심현섭은 “가수나 연기자는 몇 년 동안 충전의 시간을 보내면 ‘대변신’이라는 명분이 있는데 개그맨은 그렇지 않다”며 “조금이라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 질타를 받곤 하는데 그럴 땐 서커스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한때 가수 윤도현과 얽힌 정치 발언과 관련해서는 “지금도, 앞으로도 정치와 연관될 생각은 추호도 없고 ‘개그야’ 성격상 시사 코미디를 소화하기도 쉽지 않다”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개그야’는 5월 3일부터 방송시간을 일요일 오후 4시 20분으로 옮기고 ‘미녀는 외로워’, ‘아롱이 다롱이’ 등의 새로운 코너를 선보인다.
일산(경기)|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