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프로연맹단체장“스포츠토토전자카드도입반대”

입력 2009-05-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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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카드, 꼭 막아냅시다.’ 21일 프로스포츠 4개 단체의 수장이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KBL 전육 총재, KBO 유영구 총재, 한국프로축구연맹 곽정환 회장, KOVO 이동호 총재.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관련법개정등공동대처”한목소리
“왜 프로스포츠가 사행산업인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유영구 총재, 한국프로축구연맹 곽정환 회장, 한국농구연맹(KBL) 전육 총재, 한국배구연맹(KOVO) 이동호 총재가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나 목소리를 높였다. 4개 프로스포츠 단체장이 만난 것은 사상 최초. 단연 공통의 관심사는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전자카드 도입문제였다.

곽정환 회장은 “도박과 스포츠를 같은 카테고리로 규제하는 것은 이상하다”면서 “(사감위가) 전향적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영구 총재 역시 “당연히 반대”라고 못을 박았다.

사감위는 6월말까지 체육진흥투표권을 비롯해 경마, 경륜, 경정, 강원랜드 등을 이용(구매)하는 사람들에게 현금대신 1인당 이용횟수와 한도액이 정해진 전자카드제 시행 안을 확정할 방침. 이렇게 되면, 모든 이용자의 기록이 전산화 된다. 건전하게 프로스포츠를 즐기는 국민들까지 정부의 감시를 받게 되는 셈.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체육진흥투표권 관련 수익은 3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체육진흥투표권 수익의 일정 부분이 스포츠인프라구축과 문화체육사업 등에 쓰이기 때문에 체육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 체육단체의 관계자는 “무작위로 번호가 선정되는 로또와, 경기내용을 예상해야 하는 스포츠토토는 질적으로 다르다”면서 “토토가 사행산업이면, 지금까지 프로스포츠를 즐긴 모든 국민들은 도박꾼인가”라고 개탄했다. ‘인권침해’와 ‘체육계의 위축’에 대한 걱정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단체장들은 회동 이후 “정책 건의와 관련 법 개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스포츠가 오락 장르에 포함되어 스포츠중계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방송법 개정을 통해 스포츠가 독립 장르로 분류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프로스포츠 단체가 연합하여 공동으로 방송프로덕션을 설립하는 방안과 스포츠 시설개선에 관한 의견도 논의됐다. 단체장들은 프로단체별 집행 사항을 수립해 구체화하기 위해 7월중 다시 회동할 예정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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