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낭자여름이면펄펄난다왜?

입력 2009-07-06 15: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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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거둔 승수는 총 81승이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36승이 6~8월인 여름에 나왔다. 9월에 거둔 7승까지 포함하면 총 43승이다. 한국 낭자들이 무더운 여름에 강한 이유는 뭘까?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익숙한 코스 때문이다. ‘계절과 코스가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투어 환경을 보면 이해가 간다.

2월에 시즌을 맞는 LPGA 투어는 시즌 초 기후가 따뜻한 하와이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등의 서부지역에서 투어를 시작한다.

이후 6월과 7월이면 동부와 중부, 북부 지역으로 장소를 옮긴다.

하와이와 서부 지역 골프장의 경우 해안가에 위치한 곳이 많아 국내 선수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진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의 변화도 많다. 스콜 현상도 자주 일어난다.

이런 날씨를 접해보지 못한 한국 선수들에게는 불리한 환경이다.

반면, 동부와 중부 지역 골프장의 특색은 국내와 비슷한 산악형 코스가 주류를 이룬다. 거리가 짧은 대신 코스 난이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 선수들 대부분은 거리보다는 정확성을 주무기로 하기에 궁합이 잘맞는다.

제이미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이 열린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장 역시 한국형 코스다. 북동부 오하이오 주에 자리 잡고 있는 이 골프장은 페어웨이가 좁고, 양 옆으로 나무숲이 많아 장타보다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두 번째 이유는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의 기질 때문이다.

우리 선수 대부분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골프를 시작했다. 중·고등학교의 대회는 대부분 여름방학과 전후로 몰려있다. 이렇게 10년 이상씩 선수 생활을 거쳐 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슬로스타터 스타일이 됐다.

지난해 우리 선수들이 거둬들인 9승 가운데 6승이 6월과 8월 사이에 나왔다. 이은정의 우승으로 한국 여자선수는 올 여름에만 3승째를 수확했다.

7월과 8월에는 총상금 200만 달러가 넘는 굵직한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 아직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최나연(22·SK텔레콤), 박희영(22·하나금융) 등이 올 여름에 주목할 선수들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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