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스포츠동아DB
이청용은 25일 밤(한국시간) 볼턴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09-2010 시즌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9라운드 홈 경기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전반 16분 샘 리켓츠의 크로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왼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이로써 이청용은 지난달 26일 버밍엄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환상적인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성공시킨 이후 한 달여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시켰다. 정규리그만 따진다면 3경기 만이다. 이청용은 당시에도 왼발로 집어 넣었다.
무엇보다 지난달 23일 웨스트햄과의 칼링컵 3라운드에서 도움을 올리며 EPL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던 이청용은 지난달 26일 버밍엄과의 정규리그 7라운드 원정에서 데뷔골을 터트렸고 4일 토트넘전 도움에 이어 이날 골을 터뜨리며 최근 5경기에서 2골2도움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청용의 맹활약에 힘입어 소속팀 볼턴도 최근 5경기에서 3승1무1패(컵대회 1승 포함)로 선전하며 정규리그 3승2무3패(승점 11)로 하위권에 처져 있던 순위를 12위까지 끌어 올리며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
현재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한 시즌 최다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 박지성이다. 2005년 8월 맨유 유니폼을 입었던 박지성은 이듬해인 2006-2007시즌 리그와 컵대회를 포함 5골(2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런데 데뷔 시즌을 맞고 있는 이청용은 벌써 박지성이 이룬 대업에 상당히 접근해 있다. 특히 공격포인트를 달성하는 간격이 좁아 신기록 작성에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최근 3~4일 꼴로 골과 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모습은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미 지난 2005년 세웠던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와 동률을 이뤄 이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올 시즌 최소 5골은 더 넣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청용은 공격포인트 외에도 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빠른 스피드, 감각적인 볼터치, 정확한 크로스 능력 등으로 투박했던 볼턴 축구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있다.
개리 맥슨 볼턴 감독은 지난 주말 에버턴전에서 이청용에게 왼쪽 코너킥과 프리킥을 도맡아 차게 하며 킥능력만큼은 이미 팀 내에서 상위 클래스임을 인정했다.
또 맥슨 감독은 후반 이청용을 측면에 고정시키지 않고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며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주문해 이처용은 더 많은 골 찬스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청용이 박지성의 기록을 뛰어 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과제도 적지 않다.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피지컬 능력 향상이 그것이다. 아울러 볼턴보다 전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느냐가 성장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청용은 오는 11월1일 첼시와의 리그 10라운드에서 두 경기 연속 득점 행진에 도전한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