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스포츠동아DB
한화 한대화(49) 감독은 “이제야 벌렁거리던 가슴이 진정되기 시작했다”며 웃었다. 그리고 평상심을 되찾자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프로팀 사령탑을 맡자마자 처음부터 시련의 연속이었다. 가뜩이나 올 시즌 최하위에 빠질 정도로 약화된 전력인데 팀 타선의 핵인 김태균과 이범호가 한꺼번에 일본에 진출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한명은 남을 줄 알았지. 하나씩 일본진출 발표가 나는데 깜짝깜짝 놀랐어. 가슴이 벌렁벌렁하더라고. 눈앞이 깜깜하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
일본 마무리캠프에서 둘의 일본진출 소식을 들었던 그는 한숨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당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하라”는 주위의 위로에도 “무라도 있어야 유를 창조하지”라면서 주먹으로 답답한 가슴을 쳐댔다. 결국 시간이 약. 현실을 직시하고 마음을 비우니 길이 보이고 오기가 발동했다. 그는 “태균이하고 범호하고 이왕 일본에 가는 거 좋은 성적 거두기를 바란다”면서 “못하면 더 열 받잖아”라며 웃었다.
‘내년 꼴찌는 한화가 맡아놨다’는 주위평가에 그는 “둘이 빠지면 전력 약하다는 거 누가 몰라?”라고 반문하면서 “걔네들 없다고 야구 못하나? 약하다고 자빠지면 안 되지. 내년에 다른 팀들 정말 귀찮게 할 거야”라며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