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서 국내 마라톤 사상 최고기록 탄생

입력 2010-03-21 10: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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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마라톤대회에서 국내 마라톤 사상 역대 최고 기록이 세워졌다.

실베스타 테이멧(케냐)은 21일 열린 2010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06분49초의 대회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6분대 기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테이멧은 거트 타이스(남아공)이 갖고 있던 2시간07분06초를 17초 앞당겼다.

테이멧의 이번 기록은 한국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린이래 모든 마라톤 대회를 통털어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테이벳은 길버트 키프루토 키르와(케냐)와 40km까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다 스타디움에서 막판 스퍼트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키르와는 2시간06분59초로 2위를 차지했고, 폴 키프로프 키루이(케냐)는 2시간07분35초로 3위에 올랐다.

케냐는 1,2,3위를 싹쓸이, 다시 한 번 마라톤 최강국임을 확인시켰다. 국민마라토너 이봉주의 은퇴로 위기를 맞은 한국마라톤은 상위권 입상과 2시간10분대 진입에 실패, 유망주 발굴이 시급하게 됐다. 한국선수 중에는 6위에 오른 박영민(코오롱)이 2시간12분43초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골드라벨대회다. 서울국제마라톤대회는 지난해 가을 골드라벨대회로 승격됐고, 올해 처음으로 골드라벨자격으로 펼쳐졌다. 국내에서 골드라벨대회는 서울국제마라톤이 유일하며 런던, 베를린, 뉴욕, 시카고, 보스턴 등 5대 마라톤을 비롯해 세계적으로도 14개 대회밖에 없다.

이번 대회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출발, 을지로-청계천-군자-잠실대교-잠실주경기장에 이르는 42.195km 코스에서 열렸다. 대회에는 지난해와 올해 세계 각국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6명을 포함해 국내외 정상급 남녀 건각 171명(남 123명, 여 48명)이 출전했다.

한 편 대회 당일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코스에 따라 서울 시내 교통이 부분적으로 통제됐다. 이번 대회는 주관방송사인 MBC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고, 중국중앙(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그리고 세계적인 스포츠전문 케이블TV인 유로스포트를 통해 유럽 아프리카 중동 60여 개국에도 중계됐다.

<서울국제마라톤 구간별 상황 정리>

▶0~5km 구간
: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남대문로와 을지로 3가를 지나는 5km 지점까지의 기록은 나쁘지 않다. 케냐의 네이선 나이베이(24)를 중심으로 40여명의 건각들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5km까지기록은 15분09초. 한국기록(15분03초)에 6초 뒤지는 기록이다. 국내선수들도 고준석(건국대) 등 10여명의 선수가 선두그룹에서 뛰고 있다. 참고로 서울마라톤에서는 케냐 선수들이 최근 5년 동안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2007년 이봉주가 명승부를 만들어내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5~10km 구간
: 청계천을 옆에 두고 달리는 5-10km을 지나면서 40여명의 선두그룹은 약 20명으로 줄어들었다. 케냐의 네이선 나이베이가 변함없이 선두그룹을 이끌고 있고, 국내 선수중에는 박영민(코오롱)의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10km까지의 기록은 30분01초로 5km구간보다 조금 빨라졌다. 30분01초는 한국기록(29분55초)에 6초 뒤지는 기록이다. 참고로 지난대회 우승자 모세스 아루세이(케냐)는 이 구간까지 30분04초를 기록했다.

▶10~15km 구간
: 쌀쌀한 날씨 탓인지 청계 5,6,8,9가를 달리는 15km 구간 통과 기록은 조금 떨어졌다. 기록은 45분33초. 한국기록(45초00)에 33초 떨어진다. 한국선수들이 많이 밀려난 가운데 기대주 백승호(건국대)가 계속해서 상위권에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선두그룹은 15명으로 줄어들었다. 청계천 코스는 현재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전날 최악의 황사가 한국을 덮었건 것과 달리 대회가 진행중인 21일에는 황사가 걷힌 청명한 하늘이 보여지고 있다.

▶15~25km 구간
: 유망주 김민(건국대)의 선전이 눈부시다. 종로와 답십리를 지나는 25km 지점을 통과하면서 선두그룹은 8명으로 줄어들었다. 김민은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선두그룹에 남아 힘찬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5km지점 기록은 1시간15분24초. 한국기록(1시간15분04초)에 20초 뒤지는 기록이지만, 레이스가 계속될수록 한국기록과의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참고로 지난대회 이 구간 기록은 1시간16분07초였다.

▶25~30km 구간
: 김민이 선두그룹에서 밀려났다. 25km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 김민은 27km부터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선두그룹은 4명으로 압축됐으며 우승후보인 길버트 키프루토 키르와, 데이비드 켐보이 키엥(이상 케냐) 등이 선두그룹를 이끌고 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7분대 기록도 기대할만하다. 30km 통과기록은 1시간30분32초. 한국기록(1시간30분20초)에 12초 뒤지는 기록이다. 여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중국의 저우춘슈와 에디오피아의 아메인 고베나가 경쟁하고 있다.

▶30~42.195km 구간

: 30km 지점을 지나면서 케냐선수들이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4명의 선수가 선두싸움을 펼치더니 35km지점부터 길버트 키프루토 키르와와 실베스타 테이멧의 양강체제로 좁혀졌다. 양보없는 싸움을 벌인 두 선수의 운명은 메인스타디움에서 엇갈렸다. 테이멧은 스타디움에 들어서면서 키르와를 뒤로 밀어내 결국 2시간06분59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선수중에는 박영민이 2시간12분43초의 기록으로 6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동아닷컴 뉴스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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