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57)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수비진이 공격수들에게 자주 뚫리자 허 감독은 가차없이 "디펜스"라고 외쳤다. 이번에는 수비수 조용형이 볼을 빼앗기자 "조용형"을 크게 부르며 집중력을 요구했다.
몸상태를 끌어 올리는데 주력한 회복 훈련이었음에도, 허 감독은 강한 집중력을 강조한 것이다. 쉬는 시간에는 '젊은 피' 이승렬(서울)을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12일 파주NFC(축구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선수들은 오후 4시 쯤부터 조끼팀과 비조끼팀으로 나눠 1시간 30분 가량 훈련을 가졌다.
전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뛴 염기훈, 강민수, 조원희(이상 수원) 등은 모든 훈련에 참석하지 않고 경기장 반대편에서 스트레칭으로만 몸을 풀었다. 곽태휘는 원을 그리고 공돌리기 훈련에는 참가했지만 이후 미니경기 때는 수원 소속 선수들과 회복 훈련을 했다.
대표팀은 오후 4시50분 쯤부터 경기장 반만 사용해 미니경기를 펼쳤다.
조끼는 이승렬, 차두리, 구자철, 김치우, 김보경 등이 입었고 오범석, 김정우, 김동진, 기성용, 조용형 등이 비조끼팀으로 구성됐다.
3쿼터로 이뤄진 미니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는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
차두리는 훈련 초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호쾌한 골을 터뜨렸다. 훈련을 지켜보던 이들이 하나같이 '와~'하며 탄성을 지르기도. 3쿼터에는 골키퍼 김영광의 키를 살짝 넘기는 재치있는 슛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적극적인 공격가담력을 선보인 차두리 외에도 기성용(셀틱), 구자철(제주), 김정우(상무) 등도 골맛을 보며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이 밖에 선수들은 체력 및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시스템을 몸에 부착하고 훈련에 임했다.
참고로 네덜란드 Inmotio사에서 개발한 이 시스템은 경기장 주위 13곳에 이동식 무선송수신장치를 설치해 선수들이 착용한 초경량 조끼(송수신기)를 통해 심장박동수, 활동시간, 회복능력, 움직임, 속도 수치가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대표팀은 오는 21일까지 파주NFC에서 이 시스템을 사용하다 25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노이스티프트로 옮기고, 6월5일부터는 남아공 루스텐버그에 설치한다.
한편 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최종명단은 6월1일에 맞춰 발표하겠다. 에콰도르전 이후 26명으로 추린 뒤 최종명단 제출일 다음달 1일 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얼굴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