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토털사커의 축 디펜스 라인은 조용형-이정수(왼쪽부터)가 책임진다. 나이지리아전을 하루 앞둔 10일 파주NFC에서 조용형과 이정수가 가벼운 러닝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파주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수비+패스+시야’ 검증된 3박자
“전원공격 전원수비 보여주겠다”축구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11일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스리백을 사용하겠다고 일찌감치 밝혔다.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가 공격 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자리까지 전진 배치되는 전술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서 이 전술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훈련에서는 이정수(알 사드)가 중앙수비수로 나섰다.
이정수는 팀이 공격을 시도할 때 미드필더 1명이 원래 위치를 벗어나 공격 쪽으로 전진하면 수비 라인에서 앞으로 나와 빈 공간을 메웠다. 그런 뒤 이정수는 자신에게 볼이 연결되면 미드필더처럼 전방이나 측면으로 볼을 배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원래 포메이션은 3-4-2-1이었지만 이정수가 전진하면 2-5-3 혹은 2-4-4의 형태로 바뀌었다.
조 감독은 일찌감치 중앙수비수로 조용형(알 라이안)과 황재원(수원)을 꼽았다. 하지만 황재원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탈락하면서 황재원의 빈자리를 이정수에게 맡겼다. 조 감독이 원하는 중앙수비수는 수비력 뿐 아니라 패스 능력을 갖춰야 하고 게임을 읽는 시야까지 3박자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조용형과 이정수가 적임자다. 조용형은 이미 스리백의 중앙수비수로는 검증을 받았다. 허정무 감독 시절 대표팀이 스리백을 가동하면 조용형은 어김없이 중앙수비수 역할을 맡았다. 정해성 전 대표팀 수석코치는 “스리백 중앙수비수로는 한국선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고 극찬한 바 있다. 그는 패스 능력과 시야도 좋다.
조용형의 원래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다. 프로에 데뷔한 직후 미드필더로 뛰다가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이정수 또한 중앙수비수의 능력을 갖춘 선수. 스리백의 중앙수비수를 서 본 경험은 적지만 조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은 충분하다. 공격수 출신으로 패스 능력이 좋다.
판단력도 좋아 수비에서도 좋은 역할을 해줄 전망이다.
조 감독은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러한 전술을 마련했다. 새로운 전술의 성패는 조용형과 이정수의 활약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