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나이지리아, 복수 보다 소풍?

입력 2010-08-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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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전보다 소풍 온 기분? 한국과의 일전을 앞둔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칼루 우체(오른쪽)가 10일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앞둔 소감을 밝히고 있으나 긴장감은 느낄 수 없다.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네이션스컵 대비 위한 것”

사진 찍고 차 마시고 여유
‘복수전? 우린 그런 것 몰라.’

11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평가전은 월드컵 리턴매치로 특히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팀은 6월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었다. 둘 중 하나는 16강에 오를 수 없었던 벼랑 끝 승부. 한국은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정수(알 사드), 박주영(AS모나코)의 득점에 힘입어 2-2로 비기며 극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경기 내용에서 우세한 모습을 보이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아프리카 맹주’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상황이 이러니 나이지리아가 칼을 갈고 입국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들은 설욕은 안중에도 없는 듯 했다.

10일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거스틴 에구아보엔 감독대행은 “9월 네이션스컵 예선이 중요하다.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차원에서 어린 선수들을 대거 투입 하겠다”고 밝혔다.

“월드컵 때 패한 아픔을 되갚고 싶지 않느냐”고 취재진이 아픈 곳을 찔렀지만 칼루 우체(UD 알메리아)는 오히려 싱긋 웃으며 “네이션스컵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일 뿐 설욕전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팀 분위기도 마찬가지.

선수들은 기념사진을 찍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등 마치 소풍을 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을 관리하고 있는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들에게 비장함은 일절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여유가 넘친다”며 웃음을 지었다.

수원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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