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수애 “수애=강한여자… 큰 산 넘었어요”

입력 2010-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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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 수애? 액션 수애로 불러주세요.”연기자 수애가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강인한 여자’로 팬들에게 어필하고 싶다고 했다.

“단아 수애? 액션 수애로 불러주세요.”
연기자 수애가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강인한 여자’로 팬들에게 어필하고 싶다고 했다.

■ 수애, 영화 ‘심야의 FM’으로 데뷔 첫 스릴러 도전

강인한 연기를 해도…
꼬리표는 늘 ‘단아’였죠



스릴러·싱글맘…
우연하게 찾아온 기회

DJ역 위해 아나운서 수업
친근한 목소리 연기 온힘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나
흥행? 당연히 잘 될거예요


단아한 매력은 여자라면 한 번쯤은 갖고 싶은 모습이고, 듣고 싶은 평가다.

이처럼 누구나 원하는 이미지가 누군가에겐 털어내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수애(30)에게는 늘 ‘단아하다’는 표현이 따라다닌다. 지금의 수애를 있게 한 이미지이지만, 한편으론 그에게 풀어야 할 숙제이고, 넘어야 할 산이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도 끝에 들리는 말은 항상 단아한 수애였다”는 그의 말은 연기자로서 갖고 있는 고민을 담고 있다. 실제로 보여주고 싶은 건 “강인한 여자”였는데도 대중들은 그런 모습에 주목하지 않았다.

14일 개봉한 영화 ‘심야의 FM’은 이처럼 굳게 자리잡은 이미지를 바꿀 새로운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작품이다. 데뷔 후 처음 스릴러에 도전한데다, 영화에서 강한 모성애까지 갖춘 수애의 모습은 새롭다. 2시간동안 팽팽한 긴장이 유지되는 영화에서 수애는 생방송 도중 살인범에게 가족 살해 협박을 당하는 스타 DJ이자 가족을 책임지는 싱글맘을 연기했다.

영화 ‘심야의 FM’ 주연배우 수애.

영화 ‘심야의 FM’ 주연배우 수애.



# “변신? 난 덤덤한데 주위에서 걱정”

수애의 연기활동은 꾸준하다. 2004년 첫 주연 영화 ‘가족’ 이후 별다른 기복없이 2007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한 편씩은 개봉됐다.

‘나의 결혼 원정기’의 우즈베키스탄 통역관, ‘그해 여름’의 시골 처녀, ‘님은 먼 곳에’의 남편을 찾아 베트남으로 간 여자를 연기했고, 조승우와 함께 출연한 사극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는 명성황후를 맡았다. 비슷한 장르, 겹치는 캐릭터도 없다.

“캐릭터를 바꾸려고 일부러 작정하는 편은 아니에요. 저는 덤덤한데 주위에서 더 걱정해요. ‘심야의 FM’도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은 건데, 스릴러이고 싱글맘 역이라 크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수애가 ‘심야의 FM’ 시나리오를 받은 건 1년 전이다. “당시엔 지나치는 작품이었고 내가 할 수 없는 부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하정우와 함께 출연하려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투자 문제로 제작에 난항을 겪자, 다시 ‘심야의 FM’ 시나리오를 잡았다.

“다시 보니 신선했어요. 속도감과 긴장이 살아있었죠. 실제로는 스릴러 영화를 잘 못 봐요. 잔인한 장면은 손으로 눈을 가리고 볼 정도인데 스릴러에 나오는 제 모습이 어떨지, 그 모습을 보는 관객은 어떨지 궁금했어요.”

수애는 출연을 결심한 뒤 먼저 아나운서 아카데미부터 다녔다.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DJ라는 역에 맞는 “속삭이는 듯 친근한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남다른 준비 덕분에 영화에서 살인마의 협박이 진행될수록 수애는 점차 긴장이 고조되는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 목소리는 영화의 긴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촬영하는 5개월 동안 고서영(극 중 이름)의 감정을 유지해야 하는 게 스트레스였어요. 끔찍했죠(웃음). 차라리 제가 (살인범에게) 잡혔다면 힘들진 않았을 텐데. 보이지 않은 공간에 갇힌 기분으로 살았어요.”


# “산티아고 여행 꿈꾸고 있어요”

수애는 “그동안 내가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건 강인한 여자의 모습”이라고 했다.

“제 수식어는 늘 ‘단아’잖아요. 그럴 때마다 갈 길이 멀다고 느껴요.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의 내면에 강한 마음을 담았다고 생각했지만 작품이 끝나면 또 ‘단아하다’고 해요(웃음). 넘어야 할 산이죠.”

“기대하지 않았는데 만난 이번 영화로 ‘모성애’, ‘강하다’ 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걸 보면 그동안 욕심내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수애는 ‘심야의 FM’ 홍보 활동과 함께 올해 말 방송하는 SBS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 촬영을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한 화제작 ‘아이리스’의 번외편인 이 드라마에서 수애는 이중 스파이 역을 맡았다.

그는 “‘심야의 FM’에서 처음 권총을 잡아봤는데 ‘아테나’에서는 진짜 여전사로 변한다”며 “이중적인 모습이 신선하고 사람들에겐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익숙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어색하지 않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영화 홍보활동과 드라마 촬영으로 이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는 탈출구는 어디일까. 여행이다. 그가 머릿 속에 구상 중인 다음 여행지는 스페인 산티아고다.

“촬영이 많아 여행을 못할 때면 대신 여행 책을 읽어요. 김희경 작가의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을 읽다가 발견한 문구에 빠졌죠. 산티아고를 걷다 만나는 낯선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나를 잘 아는 그 누구보다 나를 더 이해한다는 내용이었죠. 그 말에 120% 공감했어요.”

수애는 들뜬 목소리로 산티아고여행을 꿈꾸며 “빨리 영어공부 더 해서 떠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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