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 구애…“환영한다 태웅아!”
“만나 본 후보자들 중 그가 가장 궁금한 사람이었다.”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제6의 멤버는 연기자 엄태웅(사진)이었다. 예능 경험이라고는 작품 홍보차 MBC ‘꿀단지’ ‘놀러와’에 단발성 출연한 게 전부. 예능 초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가 과연 KBS 2TV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의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까.
‘1박2일’의 나영석 PD는 엄태웅을 제6의 멤버로 영입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공을 들였다. “배우이기 때문에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작품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고사에도 끈질기게 만나고 또 만났다.
나 PD가 예능 경험이 전무한 엄태웅을 ‘제6의 멤버’로 욕심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 PD는 섭외차 만난 후보자들 중 가장 궁금한 사람이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연기를 할 때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사람이 실제로 만나니 너무 순박해보였다.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섭외에 한 몫을 했다. 예능감은 없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엄태웅을 예능에 녹여내고 싶은 욕심이 났다.”
엄태웅의 소속사 심엔터테인먼트 심정운 대표는 “강호동, 이수근 등 예능인들처럼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다. 마음도 여리고 착하다. 그래서 더욱 결정이 어려웠다. 수차례 거절했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는 말에 마음을 돌렸다”며 출연 결정까지의 과정을 전했다.
물론 엄태웅의 영입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크다. 예능감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엄태웅이 과연 기존 멤버의 공백을 메우기에 충분한지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나 PD는 “예능에서 잔뼈가 굵은 이수근 만큼의 역할은 기대하지도 않는다. 프로그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줄 사람으로서 오히려 ‘백지’에 가까운 엄태웅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974년생인 엄태웅은 ‘1박2일’의 리더인 강호동보다 네 살이 어리고, 이수근 보다 한 살 많다. 나 PD는 “또래인 이수근과 재미있는 구도를 형성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백지에 가까운 엄태웅이 어떤 색깔을 내게 될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