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에 화난 시청자들 67.1% “그래도 보겠다”, 왜?

입력 2011-03-25 13: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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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시청자들의 67.1%가 앞으로도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을 시청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인터넷 조사기관 ㈜엔라이리서치가 지난 24일 6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나는 가수다’를 시청했다는 응답자 3754명 중 67.1%가 ‘나는 가수다’를 앞으로도 볼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발표했다.

‘나는 가수다’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가수 김건모가 탈락했음에도 룰에 없던 재도전 기회를 주어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원칙을 어기고 청중 판정단의 결과를 무시했다는 것에 대한 비난이 끊임없이 제기됨에도 불구, ‘나는 가수다’의 재 시청의사가 높게 나온 것은 의외의 결과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영희 PD가 사퇴하기까지 이르렀으나 시청자들은 김영희 PD의 사퇴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설문 결과 ‘논란이 되고 있지만 하차까지는 아니라고 생각 한다’라는 의견이 58%로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않았기 때문에 책임 프로듀서의 하차는 당연하다’는 의견 35%보다 높게 나온 것.

하지만 MBC측은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인 ‘원칙’을 무너뜨릴 수 없다’며 김영희 PD를 복귀시키지 않고 후임으로 신정수 PD를 확정해 진행해나가기로 결정했다.

끊임없는 잡음을 낳으며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나는 가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왜 ‘나는 가수다’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

우선 프로그램 자체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방송이 나가면 온라인을 온통 ‘나는 가수다’에 관한 이슈로 도배가 된다. 물론 지난 20일 방송은 김건모의 재도전 사건으로 문제를 낳아 그 이상의 이슈를 낳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몇몇 누리꾼이 이야기하듯 한낱 ‘오락 프로그램’에서의 이슈들이 이토록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프로그램 시스템 자체가 크고 많은 이슈를 낳을 수 있는 ‘이슈메이커’라는 것을 입증한다.

이슈를 넘어서 음악이라는 하나의 문화에 대한 영향력도 크다. ‘나는 가수다’에서 한번 방영된 곡들은 벅스, 멜론 등 온라인 음원 사이트 차트의 탑 순위를 점령한다. 이는 단순히 ‘김건모 이슈’와 같은 잡음을 넘어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의 영향력임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로 좋은 공연에 대한 갈망이다. 시청자들은 ‘나는 가수다’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가수들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야말로 최상의 무대를 볼 수 있다. 예술가들을 순위를 매겨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시각보다도 이를 통해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소라, 김건모, 백지영, 윤도현, 김범수, 정엽, 박정현이라는 최고의 실력파 가수들의 공연을 주말 저녁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시청자들이 ‘나는 가수다’를 포기하지 않는 또 하나의 주된 이유인 것이다.

현재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27일 방송을 오후 5시 10분부터 7시 55분까지 165분으로 특집 편성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녹화 분까지 모두 담을 예정으로 끊임없는 논란 속에서 새롭게 ‘분위기 전환’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그룹들과 댄스음악으로 편향된 방송 가요계에 최고의 가수들의 다양한 무대를 마련하겠다는 ‘나는 가수다’의 제작 취지,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가수들의 순수한 바람, 논란 속에서도 ‘계속 보고 싶다’고 응답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더 흥미진진하고 더 발전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날 ‘나는 가수다’를 기대해본다.

사진 제공ㅣMBC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원수연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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