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승부조작, 3년전부터 시작…일부 선수 죄의식 없어"

경남 김병지. 스포츠동아DB

경남FC의 노장 골키퍼 김병지(41)가 'K리그 승부조작'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병지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3년 전부터 아마추어부터 승부조작에 관계되어있는 것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라며 "중국브로커가 시작했고, 아마추어에서 어려운 여건에 있는 선수들이 가담해서 실제로 시작됐었다"라고 발했다.

이어 김병지는 "K리그에도 이런 소문이 돌았는데, 주로 저액연봉선수들에게 고액의 어떤 유혹의 돈을 거머쥠으로써 승부조작에 관계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정 앵커가 "98년에 차범근 감독이 K리그에 승부조작이 있다고 말했다가 자격정지 5년을 받았다"라고 말하자, 김병지는 "그때는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3년 내에는 그런 소문이 있었다"라고 확언했다.

김병지는 "프로선수지만 연봉이 1200만원부터 2000만원 받는 선수들까지 많이 있다. 이 선수들이 경험많은 선수들 같으면 인지능력이 있을 텐데, 거의 다 보면 사회 초년생이고, 조금 어린 선수들을 주로 타깃으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병지는 "소문은 있었지만, 내게 온 적은 없다. 정말 나한테 왔다면 패버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가 "고민상담한 후배는 없느냐?"고 묻자, 김병지는 "처음 알게 된 건 2010년 7월경이었고, 후배들에게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말고, 제의가 오더라도 거부하라"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경남의 김주용, 이용기 등 후배들에게도 전화가 왔지만 거부했다는 것. "올바른 선택을 잘 했다"라고 이야기해준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병지는 "수비수하고 골키퍼가 주 타깃이 되었다고 얘기를 들었다"라며 "선수들이 봐도 경기력만을 보고 판단하기는 매우 힘들다"라고 전했다.

김병지는 "올해 연봉계약을 하면서 불법적인 일들,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일들에 있어서는 페널티 조항과 개인서명과 동의서를 다 제출했었다"라며 "선수들이 승부조작이 죄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축구만 해와서 실질적인 폭행 같은 것만 죄인줄 안다"라는 것.

1970년생인 김병지는 올해도 경남FC의 주전 골키퍼로 출장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535경기를 뛰었던 김병지는 올시즌 현재 11경기를 소화하며 전대미문의 통산 600경기 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