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시즌 승강제 시행을 앞두고 프로축구연맹은 새로운 리그 구조 구축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다. 만년 적자 해소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선수단 연봉 공개가 거론된 가운데 스포츠동아는 프로축구 관계자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스포츠동아DB
K리그는 2012년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내년부터 새로운 리그 구조를 구축하고, 2013년 승강제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맹은 이와 함께 구단의 만년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도 고민 중이다. 각 구단은 선수단 연봉 등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예산에서 적게는 60%에서 최대 80%에 달한다. 이 때문에 구단들은 만년 적자에 허덕인다. 구단들은 적자 운영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수단 연봉 등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선수단 연봉 공개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낸다. 프로구단 사·단장, 사무국장급 실무자, 프로축구연맹 관계자, 축구전문가 등에게 연봉 공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K리그 선수들의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대(혹은 보류)한다는 의견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이번 설문 참여자 37명 중 60%인 22명이 연봉 공개 찬성에 표를 던졌다. 몸값 거품에 대한 축구계의 위기의식을 반영하듯,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선수들의 책임감 ▲인건비 절감이란 차원의 현실론이 연봉 공개에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A단장은 “선수들의 진짜 능력에 비해 연봉이 지나치게 인플레이션화 되지 않았느냐”면서 “책임의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해외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국내 타 종목들도 대부분 하는 추세다. 선수들이 구단에 대한 신뢰가 다소 깨질 수도 있지만 꼭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B사무국장도 정보공개라는 것을 전제로 “각 구단의 연봉 구조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한다”며 “기본 연봉과 수당까지 합쳐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비용을 쓰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C단장도 “K리그의 현실상, 지출 비용이 지나치게 많다. 특히 인건비에 많은 거품이 섞여 있다. 스타 영입을 통한 성적과 흥행이란 측면 못지않게 투명한 경영도 필수적이다. 한 해 입장수익을 다 털어 선수 한 명 연봉을 채워주기도 버겁다면 정상적인 구조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D단장은 ‘팬들의 궁금증 해소’라는 이색적인 답을 내놨다.
“연봉을 공개하면서 선수가 구단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일반인들과 스포츠 선수는 분명 다르다. 혹시 승리지상주의에 빠진 구단들이 과도한 연봉을 주는지 여부를 자료 공개를 통해 외부에서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개가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견해였다. 구단도 선수의 직장인만큼 연봉이 외부에 알려지면 내부 불화가 나올 수 있음을 의미했다.
E팀장은 “일반 직장에서 직원들 간 연봉이 노출된다면 상호 관계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했다. F위원도 “부정적 의도로 사용될 수 있다. 한 경기만 못해도 금세 ‘쟤 몸값이 얼마인데’라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보류 의견을 낸 G사장은 “기업형 구단과 시민구단들의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5000만 원 남짓 받는 선수들을 10억대 선수들과 비교하는 건 무리다. 자존심 문제도 분명 있다. 좀 더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