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테이스티 “공백기 1년? JYP 연습생 6년보다 길더라”

입력 2013-09-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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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알아?’라고 겁 없이 외치던 쌍둥이 듀오 테이스티(Tasty)가 돌아왔다.

다시 만난 대룡과 소룡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한국어는 자연스러워졌고, 체중 감량을 통해 외적으로 날렵함과 세련미도 갖췄다. 1년간의 공백기 동안 갈고 닦은 보컬과 퍼포먼스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판박이 외모와 우애는 여전했다. 한 사람이 한 말을 연이어 다시 말하며 강조하는 언어 습관도 그대로다.

테이스티는 지난 8월 두 번째 싱글 ‘스펙타큘러’(SPECTACULAR)를 발매하고 방송, 라디오,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데뷔곡 ‘너 나 알아’에 이어 1년 만이다.

“1년의 공백기 동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지만 ‘다시 컴백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많았어요. 돌이켜 보면 데뷔하고 컴백하기까지의 1년이 6년간의 연습생 시절보다 더 길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대룡 소룡)

두 사람은 고등학생이던 지난 2006년, 처음으로 도전한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습생 활동과 박진영의 백댄서로 활약하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데뷔를 목전에 두던 그들은 결국 JYP에서 앨범을 내지 못했다. 이후 JYP와 결별하고 그룹 인피니트가 있는 울림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고 가수로 데뷔했다.

그렇게 데뷔와 컴백을 마친 테이스티는 소감을 묻는 말에 “다행이다”며 “무대에 서는 게 가장 기쁘다”고 새 앨범 발매를 자축했다.


타이틀곡 ‘마마마’(MAMAMA)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스윙 힙합(Swing hip-hop) 장르다. 이는 스윙과 힙합이 어우러진 곡으로 테이스티는 기존에 유행하는 장르를 살짝 비틀어 자신들 만의 색깔을 표현했다. 또 소속사 식구인 인피니트H의 호야와 동우가 작사가로 참여해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마마마’는 제작부터 테이스티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곡이다. 작곡과 작사 등 모든 것이 그들에게 맞춤 제작됐지만 두 사람이 ‘마마마’를 처음 접했을 때는 지금과 사뭇 느낌이 달랐다. 테이스티는 “굉장히 야한 가사라서 놀랐다”고 회상했다. 앞서 동우와 호야는 “에너지 넘치는 테이스티를 연상하며 가사를 쓰다 보니 야한 가사가 생각났다”며 해명했고 이에 테이스티는 “키 크고 매우 건전한 두 남자를 생각하며 그런 가사를 써준 인피니트H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맞장구쳤다.

테이스티와 인피니트H가 뭉친 ‘마마마’는 재미난 가사로도 눈길을 끌었다. ‘마마마’에는 ‘AM PM 시계 쳐다 보지 마’라는 가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일부 팬들은 ‘JYP 출신이지만 결국 앨범을 내지 못하고 소속사를 떠난 테이스티의 한(恨)이 느껴진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JYP의 대표 팀인 2PM과 2AM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테이스티는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상에 있는 팀이잖아요. 저희가 감히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없고요. 그렇게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죠. 처음에 그런 반응을 듣고는 그저 웃음만 났어요. 그래서 인피니트H에게 물어봤더니 ‘어감이 가사와 맞아서 썼을 뿐’이라고 하더라고요. 다들 좋은 사람들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웃음)” (대룡 소룡)


그렇다면 테이스티가 이번 앨범에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일까. 소룡은 “곡을 맛깔나게 소화하는 것과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데뷔 앨범을 프로듀싱한 프로듀싱팀 알파벳의 도움이 컸다. 두 사람은 “알파벳 형들의 도움으로 에너지 있는 곡이 탄생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테이스티는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이번 앨범을 통해 처음으로 랩 메이킹에 도전했다. 아무도 모르게 준비해 오던 작사 공부가 빛을 발한 것. 대룡과 소룡은 “운이 좋았다. 갑자기 걸려온 대표님의 전화를 받고 2시간 만에 써내려갔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작사와 작곡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이돌팀으로 데뷔 초부터 듀스를 동경해 왔다. 좋은 노래와 퍼포먼스로 사랑받은 대선배처럼 되기 위해 연습실을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듀스가 그러했듯 테이스티 역시 댄스와 힙합, 알앤비 등의 장르를 기본으로 대중이 듣기 편안한 음악과 볼거리 많은 퍼포먼스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인 듀오 테이스티가 느끼는 한국에서의 가수 활동은 어떨까. 그들에게 가장 큰 고충을 묻자 멋쩍은 웃음과 함께 ‘언어’가 아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에서의 활동은 늘 즐거워요. 하지만 애교는 정말 힘들어요. (웃음) 저희 둘 다 애교가 없는데 팬 미팅이나 방송에서 애교를 보여 달라고 하면 당황하기 일쑤죠. 팬들을 웃게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늘 노력하고 있지만, 맘처럼 안 되더라고요. (웃음)” (대룡)

이 같은 고충(?) 속에서도 테이스티는 지칠 틈이 없다. 무대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곁에는 ‘또 다른 나’인 쌍둥이 형제가 늘 함께 하고 있다.

“든든해요. 혼자 있으면 괜히 작아지는 기분이 들 정도예요. (웃음)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힘들 때면 상담을 해주기도 해요. 둘이 하나가 됐을 때 진정으로 빛나는 것 같아요. 내 편이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소룡)

테이스티는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멋진 음악’을 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꾸준히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대중에게 사랑받는 음악을 하겠다’는 초심엔 흔들림이 없다.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오빠 동생이 되고 싶어요. 열심히 할게요. 말이 좀 서툴더라도 귀엽게 봐주세요. 고맙습니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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