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이대호, 정근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지난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지금은 고인이 된 조성옥 전 부산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캐나다, 일본, 쿠바, 미국 등 강력한 우승후보들을 연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에는 1982년생 동갑내기인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한화), 정근우(한화) 등이 주전 라인업에 포진해 있었다. 추신수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투수상을 받기도 했다.
‘에드먼턴 키즈’로 불리던 이들은 1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당당히 한미일 야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특히 정근우, 추신수, 이대호는 올 겨울 약속이나 한듯 자신들이 속한 리그에서 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 화제를 모았다.
정근우는 지난달 한화와 4년 총액 70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강민호(롯데)에 이은 역대 FA 최고액 2위 기록.
2005년 SK에 입단한 정근우는 9년간 타율 0.301 1037안타 377타점 269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최고의 2루수로 인정받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약 1379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 이는 12년 전 박찬호(은퇴)의 5년 총액 6500만 달러 계약은 물론, 일본인 빅리거 스즈키 이치로(40)가 보유했던 역대 아시아선수 최고 연봉기록(5년 총액 9000만 달러)마저 훌쩍 뛰어넘은 초대형 계약이다.
그리고 하루 뒤인 23일,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이대호 역시 소프트뱅크와 3년 최대 20억 5000만엔(한화 약 209억 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과 옵션을 뺀 순수 연봉 총액은 약 142억 원으로 연평균 47억 원에 해당하는 조건이다. 이는 과거 일본에서 뛴 이승엽(삼성)의 4년 총액 약 300억 원에 이어 과거 일본에 진출했던 한국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한편 ‘에드먼턴 키즈’ 가운데 가장 먼저 FA 자격을 얻어 지난 2010년 일본에 진출했던 김태균은 당시 3년 총액 7억엔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국내로 복귀한 김태균은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연봉 15억 원을 받아 한국프로야구 ‘연봉킹’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추신수, 이대호, 정근우, 김태균으로 대표되는 ‘에드먼턴 키즈’가 내년 시즌 각자의 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