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투수 페레즈 “야구 안 했으면 FBI 수사관 됐을 것”

입력 2014-03-25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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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페레즈. 동아닷컴DB

[동아닷컴]

과거 추신수(32·텍사스)와 함께 클리블랜드에서 뛰었던 마무리 투수 크리스 페레즈(29)가 LA 다저스에 합류했다.

메이저리그 6년 통산 15승 21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 중인 페레즈는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년 230만 달러(약 24억)에 계약했다. 투구이닝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보하면 연봉은 최대 800만 달러(약 86억 원)로 늘어난다.

다저스는 페레즈의 합류로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진은 물론 막강 불펜을 구축하게 돼 올 시즌 다시 한 번 더 월드시리즈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인 페레즈는 마이애미 대학시절이었던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42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그 후 페레즈는 1라운드 지명자답게 프로진출 단 2년 만인 2008년 5월 중간계투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첫 세이브는 그 해 8월 현 소속팀인 다저스를 상대로 기록했다.

페레즈는 2009년 빅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불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지만 팔 부상 때문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그 해 6월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됐다. 하지만 당시 클리블랜드의 마무리였던 케리 우드(은퇴)가 같은 해 7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되자 페레즈가 그 자리를 꿰차며 뒷문을 담당하게 됐다.

2009년 1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한 페레즈는 2010년 2승 2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1.71의 짠물투구를 펼치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 후 페레즈는 2011년(36세이브)과 2012년(39세이브)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당시 그는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총 54경기에 출전해 5승 3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4.33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페레즈는 지난해 6월 부인과 함께 대마초 소지 혐의로 체포된 것은 물론 클리블랜드 구단주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자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그리고 2달 뒤인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년 계약했다.

동아닷컴은 지난 주말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에 위치한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페레즈를 만나 올 시즌 각오와 목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크리스 페레즈. 동아닷컴DB


다음은 페레즈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몸 상태는 어떤가?

“좋은 편이다. 체력적인 면은 물론 심적으로도 편하고 좋다.”

-클리블랜드 시절에 비해 체중이 좀 는 것 같다.

“(웃으며) 그런가? 하하. 아직 스프링캠프이기 때문에 컨디션은 물론 체중조절도 해야 한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맞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고 꼭 그렇게 할 것이다.”

-다저스에 합류한 소감을 듣고 싶다.

“다저스는 우승전력을 갖춘 훌륭한 팀이다. 이런 팀의 일원이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다저스는 팬들의 기대가 큰 팀이기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다저스에서 어떤 보직을 맡게 될 것인지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눴나?

“보직과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다저스의 마무리를 맡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직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물론 어떤 상황에서든지 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메이저리그 통산 132세이브를 거두었을 만큼 빅리그 데뷔 후 성적이 좋다. 비결이 있다면?

“나를 포함해 어느 선수든지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없다. 때로는 부상 때문에 시즌을 망칠 수도 있고 가끔은 내가 부진해도 팀 동료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챙길 수도 있다. 야구는 이처럼 변수가 참 많은 종목이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주변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항상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로 집중했다. 공 한 개마다 최선을 담아 던졌고 특히 정신적으로 강해지려고 했던 것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 것 같다.”

-며칠 있으면 올 시즌 개막전을 치르기 위해 호주로 떠난다. 해외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

“부담은 없다. 물론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그곳에서 시차적응을 해야 하는 등 짧은 시간 동안 현실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고 쉽지 않은 일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야구의 세계화’에 동참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호주에서의 시즌 개막전을 치르고 미국으로 돌아오면 충분히 이곳 상황에 맞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웃으며) 해외개막전이란 색다른 경험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

크리스 페레즈. 동아닷컴DB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부상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것이 우선이자 가장 큰 목표이다. 잘 알겠지만 던지고 싶어도 부상이 있으면 던지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부상도 당하지 않도록 일년 내 몸 관리를 잘해서 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 마다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분명 시즌이 끝났을 때 좋은 성적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계약조건에 있는 인센티브도 챙길 수 있다.

“(웃으며) 그렇게 되나? 그 부분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하하.”

-부상만 없다면 과거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되었을 때처럼 최고의 활약을 펼칠 자신이 있다는 건가?

“그렇다.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지금 스프링캠프에서도 절대 서둘지 않고 일정에 맞춰 몸 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가끔 선수들 중에는 서둘러 몸을 만들고 코칭스태프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무리하다가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매일 몸 상태를 세심하게 점검하면서 시즌을 맞을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웃으며) 올 시즌 새로 이적한 다저스에서의 호성적을 기대해도 좋다.”

-클리블랜드 시절 추신수와 함께 뛰었다. 지금은 둘 다 클리블랜드를 떠났지만 혹시 둘 사이에 팬들이 모르는 특별한 추억이 있는지 궁금하다.

“잘 알겠지만 추신수는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타자이자 훌륭한 야수이다. 하지만 그와 관련된 특별한 추억이나 에피소드는 없다.”

-만약 페레즈가 야구를 안 했다면 지금쯤?

“(주저 없이) FBI(미 연방수사국)의 프로파일러가 되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범죄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만약 프로야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주저 없이 FBI 프로파일러가 되어 지금쯤 범죄자들을 상대로 심리싸움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하하.”

-오늘 귀한 시간 고맙다. 올 시즌 선전을 기대한다.

“찾아와줘서 고맙다. 팬들의 기대가 큰 만큼 올 해 새로 이적한 다저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고맙다.”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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