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일본인 주장 사카이…함부르크 반등의 키

입력 2016-12-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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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사카이 고토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지난 수년간 구단 경영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아온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함부르크가 올 시즌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선수로는 최초로 유럽 1부리그 클럽의 주장을 맡은 사카이 고토쿠(25)가 그 같은 변화를 상징하고 있다.

지난달 19일(한국시간) 함부르크의 새 사령탑 마르쿠스 기스돌(47)은 새 캡틴으로 사카이를 임명했다. 당시 기스돌 감독은 “우리에게는 새로운 체계와 구조가 필요했다. 이번 결정이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믿고, 신선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카이는 2012년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다. 함부르크에는 2015∼2016시즌 입단했고, 불과 1년 5개월 만에 팀을 대표하는 주장 완장을 찼다. 주목할 점은 일본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임에도 독일에 오기 전까지는 독일어를 전혀 구사할 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카이는 독일에 빨리 융화되기 위해 언어습득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아울러 특유의 친화력과 사람들을 아우르는 능력이 있어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 내용대로, 그가 주장이 되기까지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더욱이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최연소 주장이다. 분데스리가 18개 구단 주장들의 평균 연령은 30.2세다.

함부르크 사카이 고토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함부르크는 사카이의 주장 임명 이후 치른 4경기에서 2승2무를 거두며 강등권 탈출의 발판을 확보했다. 현재 2승4무8패(승점 10)로 16위다. 전 주장 요안 주루(29)는 “그만의 새로운 스타일은 우리에게 필요한 점이었다. 이제 내가 주장은 아니지만,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사카이가 충분히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최근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함부르크는 신속한 위기대응 덕분에 이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시즌 도중 기스돌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한 것부터 시작해 팀 매니저로는 전 독일하키국가대표선수인 토비아스 하우케(29)를 앉혔다. 비록 축구가 아닌 하키라는 다른 분야에서 선수생활을 했지만, 구단 관계자는 “하우케는 팀에 긍정적 요소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했다.

아직도 함부르크는 강등권의 끝자락에 있고, 넘어야 할 난관들도 많다. 그러나 구단 자체의 반성과 신속한 대처, 그리고 파격적이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들을 배치하는 노력을 통해 안개를 걷어내고 있다. 전반기 종료까지 이제 2경기가 남아있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단 한 번의 강등도 없었던 전통의 명가 함부르크가 겨울휴식기 이전에 안정권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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