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WBC대표팀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1차전 이스라엘과 경기를 가졌다.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한 오승환이 이스라엘 버챔을 삼진 아웃시키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끝판왕'다웠다. 오승환(35)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강력한 피칭을 선보였다. 이에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도 그를 칭찬했다.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6일 밤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WBC 1라운드 이스라엘과 첫 경기를 치렀다.
1-1로 팽팽히 맞선 8회초 한국은 1사 2, 3루라는 위기를 맞았다. 결국 한국은 후속타자를 고의사구로 출루를 허용, 만루 상황을 내줬다. 이후에도 여러차례 위기를 넘긴 한국은 2사 만루 상황까지 다다랐다. 실점 허용은 용납할 수 없는 상황.
결국 김인식 감독은 오승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많은 위기를 넘긴 바 있는 오승환이지만,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WBC 대회인데다 도박 물의까지 있었던 터라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상대 타자 버챔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하지 않은 채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결과도 좋았지만 구위가 더 대단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구석에 꽂힌 정교한 제구력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평소 기쁨을 드러내지 않는 선동열 투수코치마저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릴 만큼 소름돋는 투구였다.
경기를 접한 오승환의 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 구단도 즉각 반응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공식 트위터는 이 장면을 두고 "오승환이 버챔을 상대로 루킹 삼진을 기록하며 경기를 동점으로 유지했다"고 급히 전했다. 그러면서 구단은 'FinalBoss'(끝판왕)를 태그로 달았다. 오승환의 위상을 치켜세운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오승환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마무리투수 임창용이 이스라엘 타선을 막지 못해 1-2로 경기를 내줬다.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야만 다음 라운드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스포츠동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