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대표팀 정진선(왼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진선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터라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단체전에선 반드시 금메달을 안기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날 준결승에서 중국에 41-45로 패했다. 정진선은 박상영(23·울산광역시청), 박경두(34·해남군청), 권영준(31·익산시청)과 호흡을 맞춰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아쉬웠다. 특히 본인이 피스트에 섰을 때 7점을 잃은(24득점·31실점) 아쉬움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는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나로 인해 팀에 너무 큰 피해를 줘서 죄책감을 느낀다. 맏형으로서 더 잘했어야 하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미안하다”고 아쉬워했다.
정진선은 남자 에페의 간판스타였다. 2006도하~2010광저우~2014인천AG 에페 단체전 3연패를 이끈 주인공이다. 2012런던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며 기량을 입증했다. 이는 2000시드니올림픽 이상기 이후 한국 남자 에페에서 12년만에 나온 메달로 의미를 더했다. 이번 AG에서도 후배 박상영과 함께 에페 대표팀의 간판으로 활약하며 동메달 2개를 보탰다.
정진선은 함께한 후배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며 눈물을 쏟았다. 후배 박상영은 “내가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선생님처럼 따르던 형이다. 형과 함께 뛰는 마지막 경기를 져서 마음이 복잡하다”며 “(정)진선이 형 덕분에 진 경기보다 이긴 경기가 더 많다. 마음의 짐을 덜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