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방망이는 기고…실책은 날고…

입력 2010-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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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게 1승 건졌네’ 롯데가 시즌 개막과 함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투타 부조화 등으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롯데는 8개팀 가운데 실책은 가장 많고 득점은 가장 적다. [스포츠동아DB]

공격형 라인업…타선침묵땐 무대책

5연패에 실책 10개…수비마저 불안

친구같은 감독-선수 위계질서 떨어져

롯데가 4일 광주 KIA전에서 연장 접전을 승리하면서 5연패 뒤 천신만고 끝에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뒤늦게 첫 승의 기쁨을 누렸지만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세운 롯데로선 1승5패라는 초반 페이스가 성에 찰리 없다. 무엇보다 내용이 좋지 않다. 최근 2년간, 롯데는 부침이 심한 팀이었다. 연승연패가 유독 많다. 시범경기에서 단연 돋보였던 롯데가 개막 이후 부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격 위주 라인업, 안 터지면 대책이 없다.


로이스터 감독은 라인업을 짤 때 수비보다 공격에 절대 비중을 둔다. 롯데엔 공격과 수비 중 한쪽에 강점이 있는, 흔히 말하는 ‘반쪽 선수’들이 다른 팀보다 많은데 수비만 좋은 선수들은 어지간해선 선발 라인업에 들기 어렵다. 공격 위주로 타선을 짜지만, 안 터지면 대책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롯데는 5연패 하는 동안 단 12점만 뽑았다. 잘해야 3점이었다. 연장 12회로 펼쳐진 4일도 3점을 내고 힘겹게 이겼다. 방망이란 업다운이 있게 마련이라 컨디션이 떨어졌을 땐 발이든 작전이든 위기탈출 방법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도루 능력이 있는 선수는 1번 김주찬 뿐.

로이스터 감독은 “지금 라인업이 최상”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면 ‘만드는 점수’라도 노려볼만 하지만 벤치는 그냥 지켜보기만 한다.


○발목 잡는 수비


롯데는 5연패 동안 모두 10개의 실책을 범했다. 실책은 투수의 어깨를 무겁게 하면서 팀 전체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독약. 안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하지만 지난해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책을 범했던 롯데는 올해도 악습을 떨치지 못했다.

단순 실책수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기량면에서 롯데 수비의 안정감은 8개팀 중 가장 떨어진다. 수비력 저하의 가장 큰 이유는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공격 강점’을 강조하지만, 약점을 줄이는데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담당 코치가 독하게 훈련을 시킬 수도 없다. 모든 스케줄을 감독이 관리한다.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 초기, 따로 훈련을 시킨 코치를 공개 질책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흐트러진 선수단 분위기


4일 광주 KIA전을 앞둔 모 코치는 “선수들은 연패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 하다”고 했다. 또다른 코치는 “롯데 분위기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도 했다. 선수와 감독이 거리낌없이 농담을 주고받는 ‘친구 사이’가 되면서 선수들간 위계질서는 물론이고 끈끈한 응집력도 약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롯데 선수들이 과거에 비해 버릇이 없어졌다”는 다른 팀 코치의 말에 롯데 코치도 동의한다. ‘선수들을 편안하게’ 대해주는 로이스터 스타일이 빗나간 결과를 빚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로이스터가 언젠가 물러나면 그 다음 지휘봉을 잡는 한국 감독은 엄청 고생할 것”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광주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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