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 웹툰’ 문가영 “이시영과 정신줄 놓고 연기했다”

입력 2013-07-17 17: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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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가영은 “배우에게 외모란 도구다. 민낯으로 덜 예쁘게 나오는 건 상관없었다”라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문가영은 “배우에게 외모란 도구다. 민낯으로 덜 예쁘게 나오는 건 상관없었다”라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매해 여름 극장가에는 공포영화를 통해 새로운 여배우들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에도 눈여겨봐야 할 여배우가 생겼다. ‘더 웹툰 : 예고살인’(이하 ‘더 웹툰’)의 문가영(17)이다. 영화 속에서 원혼의 이야기를 듣고 천재적인 그림실력으로 표현해내는 서현 역의 문가영을 보며 괜찮은 신인 배우가 나타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그는 ‘궁S’(2007)부터 ‘나쁜 남자’(2010), 영화 ‘궁녀’(2007) 등 다수의 작품에서 쉼 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였다.

“독일에서 살다가 10살 때 한국에 왔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삼촌들이 장난삼아 학습지 모델을 뽑는 곳에 저를 추천했어요. 운이 좋게도 마지막까지 살아 남아 뽑혔어요. 학습지 모델로 활동하다 방송사에서 연락이 와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정말 행운이었죠.”

꽤 오랜 연기경력이지만 ‘더 웹툰’처럼 비중이 큰 역할은 처음이다. 게다가 귀신에 빙의된 채 그림을 그리는 무섭고 무거운 역할이다. 부담이 컸다. 우선 천재적인 그림실력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림 연습을 많이 했다. 벽에 종이를 붙여놓고 수십 번씩 그림을 그렸고 묘한 뒷모습을 연출하려고 캠코더로 자신의 뒷모습을 찍으며 연습했다.

“대본에 ‘뒷모습이 묘한 서현’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도대체 어떤 뒷모습을 담아야할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캠코더로 녹화를 하며 귀신의 이야기를 듣는 소녀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빙의연기였어요. 귀신에 빙의된다는 게 전혀 감이 안 잡혀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왔고요.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배우 문가영.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문가영.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문가영이 촬영장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배우는 이시영이다. 극 속에서 집 앞에서 학교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 동네 언니였던 이시영이 문가영을 보호해준다. 그 이후부터 문가영은 이시영을 친언니처럼 여기며 잘 따른다. 문가영은 “촬영장에서도 이시영은 친언니처럼 잘 해줬다”며 “처음에는 시영 언니가 좀 무서웠다. 복싱 선수니까 성격도 강할 거라 생각했는데 참 잘해줬다. 서로 대화도 많이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고 연기도 서로 상의했다”고 말했다.

이시영과는 지하 보일러실에서 화재 장면도 찍어야 했다. 공기가 탁한 지하실에서 불까지 지르니 문가영과 이시영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촬영을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화재 장면은 정말 언니와 정신을 놓고 촬영했어요. 가뜩이나 공기도 탁해서 머리가 아팠는데 불이 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연기에 몰입을 한 건지 정말 아무 생각없이 찍은 건지 모르겠지만 시영언니와 제가 정신줄을 놓았던 것은 사실이에요.(웃음)”

이번 영화를 통해 한 단계 성숙한 배우가 된 것 같다는 문가영은 대본으로 연기를 공부한다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스스로 원해서 배우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촬영장이 즐겁고 연기하는 게 행복하다. 앞으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기 위해 이미 많은 것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가영은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스킨스쿠버, 승마,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에 도전하고 있다. 요즘은 암벽등반을 하고 있다. 나중에 훌륭한 액션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안젤리나 졸리나 하지원 선배 같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화려한 배우보다 멋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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