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김태균은 한화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간판타자이자 주전 1루수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특히 손 부상에서 복귀한 뒤 31경기에서 타율 0.319(116타수 37안타), 6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에 적잖은 힘을 보탰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82(34타수 13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터라 그의 이탈은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최소 한 달간 김태균 없이 어떻게 버틸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올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김태균의 공백에 대비한 훈련을 반복했다는 점이다. 당시 한용덕 감독은 이성열(34)과 백창수(30), 장진혁(25) 등을 1루수로 기용하며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이성열은 올 시즌 1루수로 팀 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주로 2루수와 유격수로 나섰던 정경운(25)도 1루 수비가 가능하다. 당장 김태균이 빠진 1루를 채우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단순히 1루뿐만 아니라 가능한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시점이라 의미가 크다.
문제는 타선의 공백이다. 김태균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컸던 터라 그와 비슷한 무게감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1군에 등록된 백창수와 김민하 등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타격 컨디션을 찾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2010시즌 32홈런을 터트리며 장타력을 인정받은 최진행의 타격 컨디션이 살아나면 그만큼 걱정거리도 줄어든다.
한화는 올 시즌 초반(4월 1일~18일)에도 김태균의 이탈에 따른 전력 누수를 경험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치른 13경기에서 9승 4패로 선전하며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당시 복귀 준비 중이던 김태균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동생들아 경기 잘해줘 고맙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적어도 주축 선수 한 명의 이탈로 전전긍긍하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의미다. 지금의 분위기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선수들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한 감독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다”고 칭찬한다. 달라진 한화가 김태균
의 두 번째 공백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