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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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 식품 소비가 일상화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반찬 ‘달걀장’이 새로운 집밥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삶은 달걀을 간장 양념에 담가 숙성하는 이 반찬은 현지에서 ‘마약 에그(Mayak Eggs)’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국 요리 플랫폼과 Reddit, 틱톡 등에는 반숙 달걀을 양념장에 담그는 짧은 영상과 조리법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불을 거의 쓰지 않고 몇 시간만 냉장 보관하면 완성된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한식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메뉴로 인식되고 있다.


● ‘마약 에그’라는 이름은 어떻게 퍼졌나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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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쓰이는 ‘마약 에그’라는 표현은 한국에서 중독적인 맛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에서 유래했다. ‘Mayak’을 그대로 음차한 명칭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한국에서는 중독적인 음식을 이렇게 부른다”는 설명과 함께 문화적 맥락까지 공유되고 있다.

이 반찬이 빠르게 퍼진 배경에는 조리 과정의 단순함이 있다. 김밥이나 비빔밥, 불고기처럼 손이 많이 가는 요리와 달리, 달걀장은 재료를 구하기 쉽고 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진입 장벽이 낮다. 반숙 달걀을 간장, 설탕, 양파, 대파를 섞은 양념장에 담가 2~4시간 정도 숙성하면 완성되는 구조다.


● 한식은 ‘체험 음식’에서 ‘장바구니 식품’으로

한식이 미국에서 더 이상 낯선 음식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식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음악과 드라마를 계기로 시작된 K컬처 소비가 식탁으로까지 확장되면서, ‘한 번 경험하는 음식’이었던 한식이 반복 구매와 가정식 메뉴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달걀장은 이런 변화가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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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소비 변화는 수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식품의 미국 수출액은 18억 달러(약 2조6541억 원)로, 전년보다 13.2% 증가했다. 과자류(2억6000만 달러·14.4%)와 라면(2억5000만 달러·13.9%)이 증가세를 주도했고, 쌀 가공식품(1억5000만 달러·8.3%), 소스류와 음료(각 9000만 달러·5.0%)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특정 메뉴의 유행을 넘어, 한국 식품 전반이 미국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달걀장은 이 변화가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