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선의Hot키워드Cool수다]골든글로브취소속사정

입력 2008-01-22 09: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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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기검색어 수다는 미국을 중심으로 펼쳐볼까 합니다. 최근 미국 사회는 큰 사건 하나로 떠들썩한데, 지난 2주 동안 구글 인기검색어 톱10에 오른 검색어의 절반도 크게 보면 바로 이 사건과 연관돼 있거든요. 바로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WGA)’의 파업입니다. WGA는 말 그대로 미국의 드라마나 TV쇼 등에 대본을 쓰는 작가들의 조합인데요,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DVD 판매 수익과 인터넷 등 뉴미디어를 통해 벌어들이는 콘텐츠 수익의 일부를 작가들에게도 달라’며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이들은 TV 시리즈 방송의 경우 수익의 2.5%, DVD는 수익의 0.2%를 갖습니다. 인터넷 등 뉴미디어는 작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전혀 없습니다. 작품의 1차 생산자들에게 주어지는 대가치고는 터무니없이 적은 돈이죠. 하지만 대형 미디어 제작사들은 작가들의 요구에 눈도 깜짝 않고 20년 전 계약을 계속 유지해왔고, 급기야 작가들은 집단 파업을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 일로 미국의 TV는 사실상 ‘멈춰버리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경우 방송이 중단됐고, 대부분의 드라마와 TV쇼도 방영이 무기 연기됐다고 하네요. 당초 13일(현지 시간) 열릴 예정이던 ‘제6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도 취소됐습니다. 수상 배우들이 작가들의 권익 찾기를 지지하며 대형 미디어 제작사가 중계하는 시상식에 대거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때문이지요. 다만 수상 결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는데, 이 때문에 ‘Golden Globe Winners’가 검색어 1위에 올랐습니다. 또 옛날 드라마 재방송만 나오던 TV에 파업 직전 제작된 새 드라마들이 등장하자 시청자들은 열광했습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6시간짜리 미니시리즈 드라마 ‘Comanche Moon’(2위),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영화 ‘Terminator’(9위)의 뒷이야기를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한 ‘Sarah Connor Chronicles’(7위) 등이죠. Sarah Connor Chronicles의 주인공을 맡은 여배우 ‘Summer Glau’도 6위에 올랐고요. 새로운 이야기가 사라져버린 TV는 얼마나 지루할까요. 그 이야기들을 창작해내는 작가들이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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