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아픔’류승범“한방이꼭필요한가요”

입력 2008-01-24 18:4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류승범이 ‘편집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류승범은 24일 오후2시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라듸오 데이즈’(제작 싸이더스FNH)의 시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방을 포기하는 대신 동료 배우를 얻었다”라고 털털하게 말했다. ‘라듸오 데이즈’는 1930년대 국내 최초 라디오 방송국인 경성 방송국을 배경으로 드라마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이들이 엉겁결에 모여 방송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류승범은 조선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 ‘사랑의 불꽃’의 총지휘를 맡는 PD 로이드로 분했다. 여기에 소리효과맨 이종혁, 재즈가수 김사랑, 푼수 기생 황보라, 무능한 작가 김뢰하, 천재 사환 고아성 등이 가세해 극을 이끈다. 하지만 만사 귀찮은 한량에 바람둥이로 설정된 류승범의 캐릭터가 이날 상영분에선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대다수의 평가. 류승범 뿐만 아니라 영화 전체적으로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모자라거나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 달라졌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연출을 맡은 하기호 감독은 “너무 골고루 많이들 편집해 다들 미안하다”며 “주인공들이 빨리 방송국 안으로 들어가도록 구성하다보니 방송국 이전 장면을 많이 들어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류승범은 “저도 소리 지르고 욕하는 ‘한방’이 없어 심심하기도 했지만 영화의 큰 맥락을 생각했다”라며 “솔직히 다른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이 영화를 택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낯익은 배우에게 무언가 더 기대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저희 영화는 제가 뭔가를 더 하는 작품이 아니다”라면서 “충분히 다른 배우들이 주인공의 몫을 해줬고 저는 좋은 구경을 하는 입장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너무 배우 류승범만 보지 말아 달라”는 류승범은 “전 애초 제게 주어진 임무를 소화한 것이다. 이 영화는 캐릭터보다는 라디오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더 큰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는 31일 개봉.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