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력은내가형님”vs“실력도그럴까요”

입력 2008-02-16 1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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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마니아 개그맨 김용만-서경석 ‘입심 라운드’ 만약 골프를 입으로 한다면 둘 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지 모른다. 인기 개그맨 김용만(41)과 서경석(36). 특유의 재담으로 주요 TV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그들은 최근 골프에서도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김용만은 테일러메이드 연예인 골프단의 일원으로 본격적인 국내 골프 시즌 개막에 앞서 소속사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12일에는 서울 강남의 테일러메이드 콘셉트숍 오픈 행사에 참석한 뒤 첨단 장비를 이용한 스윙 분석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서경석은 캘러웨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박상원, 강성진 등 연예인들이 참석한 토크쇼 방식의 이색적인 캘러웨이 신제품 발표회에서 진행까지 해 눈길을 끌었다. 테일러메이드와 캘러웨이가 업계 라이벌인 데다 김용만과 서경석은 현재 서로 다른 공중파 TV의 생방송 연예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시청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이. 특히 김용만은 서경석이 입대 전까지 이끌었던 프로그램을 현재까지 맡고 있는 인연도 있다. 골프 구력은 김용만이 앞선다. 동료 개그맨 김국진과 미국 어학연수를 떠난 199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클럽을 잡았다. “김국진 씨와 100달러짜리 풀세트를 각각 사서 시작했어요. 한 달 만에 7번 아이언이 부러졌는데 6개월 만에 귀국할 때 보니 둘이 합쳐야 한 세트가 되더군요. 하하….” 하도 연습을 많이 해서 클럽이 망가질 만큼 열정이 컸다는 것. 서경석은 2000년 친한 선배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해 이듬해 홀인원을 하면서 골프에 푹 빠져들었다. 새벽에 18홀을 돌고 방송국을 향하기도 했던 그는 2001년 입대 후 휴가 때 골프 하러 갔다가 캐디에게서 “나라는 누가 지켜요”라는 농담을 듣고 제대 때까지 클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바쁜 스케줄 때문에 좀처럼 스코어가 줄지 않는다는 이들은 골프에 얽힌 에피소드도 많다. 지난해 처음 싱글을 쳤다는 서경석은 “한번은 잘 치는 동반자가 1번홀에서 티샷을 하다 뒤땅을 하도 심하게 쳐서 드라이버가 부러져 버렸다. 하필 앞에서 지켜보던 나에게 드라이버 헤드가 날아와 하마터면 구급차에 실려 갈 뻔했다. 그 후로는 절대로 티잉 그라운드 앞쪽에 있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파 3홀에서 티샷한 공이 연못으로 날아갔는데 7번이나 ‘물수제비’를 뜨더니 해저드 건너 그린 앞에 안착했다. 그랬더니 동반자들이 나를 물에 빠뜨리려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만은 골프 입문 초창기에 9홀 골프장을 돌고 있는데 진행요원이 나타나 공을 치기 좋은 곳으로 옮겨 줘 친절하다는 생각에 좀 더 멀리 던져 달라고 부탁했는데 알고 보니 진행이 너무 느려 그랬다는 것. 그는 동료 개그맨 유재석, 표영호, 김한석 등과 ‘약골모(약한 골퍼들의 모임)’를 결성했는데 2003년 서서울CC에서 86타를 치면서 탈퇴 위기에 몰렸으나 그 후 꾸준하게 90대 스코어를 쳐서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김용만과 서경석은 직업의식을 발휘해 즐기는 골프를 지향한다. 김용만은 “헤드업을 하고 전후반에 한 번씩은 4퍼트를 해 줘야 라운드한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떤다. 서경석은 “친한 친구들과 라운드를 하면 클럽하우스에서부터 감기 걸린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상대방이 티샷할 때 기침을 하거나 방귀를 뀌기도 한다. 물론 이런 방해가 다 애교로 통할 만한 상황에서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원칙과 매너를 강조했다. 김용만은 “처음부터 OK 없이 철저하게 홀아웃을 하고 있다. 머리 얹을 때 143타를 쳤는데 6개월을 연습하고도 100타를 깨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경석은 캐디 백에 늘 그린 보수기를 갖고 다니며 공이 떨어지면서 생긴 마크를 수리한다고. “동반자들을 대신해 하다 보면 칭찬이 쏟아진다”고 자랑했다. 김용만은 서경석이 입대하기 전에 가끔 연예인 모임 등에서 동반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서경석은 “용만이 형은 인생의 선배, 방송 선배로 고마운 분이다. 하지만 필드에서는 영원한 스크래치다. 올해는 오랜만에 재대결을 펼치고 싶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김용만이 벌써부터 어디선가 칼을 갈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영상 취재 : 김종석 기자 ▶dongA.com에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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