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이사람]제8구단투수코치로그라운드복귀윤학길

입력 2008-02-22 09: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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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투 신화’ 넘어 ‘야구인생 완투’ 도전 12년간 100완투-74완투승… ‘센테니얼 맨’으로 제2인생 제주도의 바람은 거셌다. 흐트러진 그의 머리카락이 말갈기처럼 흩날렸다. ‘고독한 황태자’란 별명처럼 그는 쓸쓸해 보였다. 윤학길(47)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옛 현대) 투수 코치. 프로야구로 돌아온 그를 제주 전지훈련장에서 만났다. ▲제8구단으로 창단한 센테니얼의 투수코치로 복귀한 윤학길.[사진제공=동아일보] ○ 200mL 우유 3개 마시고 ‘완투 신화’ 1986년 롯데에 입단한 그는 12년간 100완투, 74완투승을 거뒀다. 이 부문 역대 1위. 그가 밝힌 최다 투구 수는 놀랍게도 겨우 120개였다. 무슨 공을 던져도 통할 것 같던 그도 세월을 비켜 갈 순 없었다. “언젠가부터 3이닝을 넘기기 힘들더니 나중엔 스트라이크 한 개 던지기도 힘들었지요.” 스포츠 음료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시절. 그의 갈증을 풀어 준 건 200mL 흰 우유 3개였다. “경기 전, 3회, 6회가 끝나고 1개씩 아껴 먹었는데 어느 날 6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오니 마지막 우유가 없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전준호(센테니얼)가 마셨더라고요.” 그는 그날도 완투했다. 그는 일기장 빼곡히 그의 야구 역사를 정리했다. 현역 시절 선동렬 삼성 감독과 패스포트 9병을 폭탄주로 만들어 마신 일, 도망친 노장진(전 롯데)을 잡으러 그의 집 앞에서 이틀 동안 잠복근무한 애환 등. 지난해 3월 박동희(전 롯데)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일은 가장 가슴 아픈 부문이다. “그렇게 가서는 안 되는 친군데…”라며. ○ ‘롯데 맨’에서 투수왕국 ‘옛 현대’의 조율사로 변신 부산에서 선수와 코치로 20년을 보낸 그에겐 ‘롯데 피’가 흐른다. 하지만 그는 외부 코치가 유독 드문 센테니얼로 자리를 옮겼다. 게다가 부산에 아내(43)와 아들(17), 딸(16)을 두고 새 연고지(서울)에서 타향 생활을 해야 한다. “처음 코치 제안을 받고 고민도 했다”는 그는 “이젠 야구만 생각하기로 했다”고 다짐했다. 서귀포=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윤학길은 누구 △1961년 울산 장생포 출생 △출신교=부산상고-연세대 △1986∼1997년 롯데 선수 △2003년 한화 코치 △2004∼2006년 롯데 코치 △2007년 경찰 야구단 코치 △2008년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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