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선수”“네가더해”

입력 2008-02-28 09: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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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과 전주원… ‘36세 동갑-포인트가드-두뇌 플레이’ 닮은꼴 두 스타 칭찬 릴레이 “빨랑빨랑 다녀야지. 오빠 기다리게 하면 쓰나.”(이상민) “허허, 오빠는 무슨. 오전 운동 끝나고 부리나케 달려왔는데….”(전주원) 오랜만에 만났지만 첫마디부터 다정함이 배어 나왔다. 20년 가까이 코트를 주름잡은 동갑내기였기에 그들 사이에는 시간을 뛰어넘어 통하는 뭔가가 있는 듯했다. 프로농구 삼성 이상민과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전주원. 36세 쥐띠 동갑내기인 이들은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27일 경기 용인시의 한 레스토랑에서 뒤늦게 무자년 신년 모임을 가졌다. 전주원보다 나흘 일찍 태어난 이상민은 “주원이와 함께 밥 먹은 것은 1999년 남북통일농구 때 북한에서 한 뒤 처음”이라며 반가워했다. 포지션이 같은 포인트 가드인 이들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농구의 간판스타. 1990년대부터 30대 중반을 훌쩍 넘은 요즘까지도 철저한 자기 관리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1년 선배인 문경은(SK)이 “상민이와 주원이는 땀 안 나게 농구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을 만큼 여우처럼 영리한 두뇌 플레이까지 닮았다. 전주원은 신통치 않은 무릎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최근 팀을 정규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런 전주원에게 “참 독하다”고 평했던 이상민은 이번 주말 올스타전에 7년 연속 인기투표 1위로 출전한다. 이상민은 “주원이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반면 나는 뒤늦게 주목받았다”고 하자 전주원은 “맞아. 넌 대기만성이야”라며 웃었다. 이들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란히 농구를 시작했는데 전주원은 선일초-중-고교를 거치며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반면 이상민은 홍익대부고 졸업반이 돼서야 이름을 날렸다. 이들은 고교 3학년 때 청주 전국체전에 서울 대표로 출전해 동반 금메달을 딴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아이를 둔 이들은 자연스럽게 교육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 초등학생 아이가 둘인 이상민은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간다. 유치원 아이들이 구구단을 외는 걸 보면 안쓰럽다”고 혀를 내둘렀다. 전주원은 “누가 뭐라고 하든, 애들은 놀 때는 놀아야 한다. 소신껏 키우겠다”고 받아쳤다. 우정어린 덕담도 빼놓지 않았다. 전주원은 “상민이가 팀도 바뀌고 적응이 힘들었을 텐데 좋아 보인다. 올 시즌 꼭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상민 역시 “내가 아파 봐서 아는데 이제 나이를 먹어 회복이 쉽지 않다. 끝까지 다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예쁘게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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