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책]‘비인기멍에’에유망주들씨마른다

입력 2008-02-29 09: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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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에 앞면과 뒷면이 있듯이 스포츠에도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이 존재합니다. 비인기 종목에 대해 사람들은 그 종목이 있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나마 관심을 가질 때가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 기간 정도입니다. 비인기 종목이 서러운 이유는 물질적 지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베이징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여자하키대표팀을 태릉선수촌에서 만났습니다. 유덕 감독은 “관중이 없는 건 이제 익숙하다. 그래도 우리는 메달 가능 종목이라는 이유로 지원도 나오고 태릉에서 훈련도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비인기 종목이라고 하지만 여자 하키는 다른 종목에 비해 행복한 편입니다. 태릉선수촌에는 이른바 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 우선권을 갖고 입촌합니다. 다른 종목들은 변변한 지원도 없이 학교 운동장을 빌려 훈련하고 있습니다. 한 비인기 종목의 협회 사무총장은 “올림픽대표팀이 있어도 인원과 돈이 없어 제대로 지원해 주지 못한다. 하물며 유망주를 지원하는 것은 능력 밖이다”라고 밝혔습니다. 16년 만에 리듬체조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신수지는 모든 훈련을 개인 비용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비인기 종목의 많은 유망주는 지원이 없어 훈련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미래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자 최근 초중학교 체육 특기생이 줄어들면서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의 가뭄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비인기 종목인 피겨스케이팅과 수영에서 김연아와 박태환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지원을 받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문화관광부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체육계에서는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릅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기업의 지원도 끊겨 많은 선수가 운동을 그만두거나 많은 팀이 없어졌습니다. 많은 체육계 인사는 10년 만의 ‘체육’ 부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비인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묵묵히 국위 선양과 해당 종목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볼 때입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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