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신한“우리막을자아무도없다”

입력 2008-03-2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바스켓 퀸’ 정선민(34·안산 신한은행)은 올 시즌 유독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기량에 한껏 물이 오른 것은 물론 다소 거칠었던 경기 매너도 무척 성숙해졌다는 얘기였다. ‘레알 신한’이라 불리는 팀 동료들과의 완벽한 호흡이 큰 역할을 했지만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와의 교감 역시 정선민을 변화시킨 요소였다. 평소 농구장을 자주 찾는 김 총재는 경기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정선민을 종종 불러세우곤 했다. “네가 여자 농구의 희망이다”, “지금처럼만 하면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너만 믿는다”고 어깨를 두드려주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의례적인 인사로 여겼던 정선민도 김 총재의 계속되는 관심에 한껏 사기가 올랐다. 달라진 정선민은 코트에서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더니 2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도 28득점·13리바운드·6어시스트의 ‘원맨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급격한 컨디션 저하로 링거까지 맞아가며 출전한 경기였기에 더욱 값진 활약이었다. 신한은행은 덕분에 2004년 창단 이후 세 번째이자 2년 연속 정규리그·플레이오프 통합 패권을 거머쥐었다. 또 4강전부터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6연승을 질주, 2000년 여름리그 신세계 이후 8년 만에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링거 투혼’에 대한 보답도 달콤했다. 정선민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유효 득표수 60표를 싹쓸이했다. 만장일치로 선정된 MVP는 2005년의 전주원 이후 처음. 정선민은 “여러 모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시즌인 것 같아서 무척 뜻 깊다. 이번만큼 응집력이 좋았던 시즌이 없었던 것 같다”며 기뻐했다. 또 “남은 목표는 베이징 올림픽이다. 꼭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들고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용인|배영은 기자 yeb@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