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ART]책은최고의놀이터글속에세상있지요

입력 2008-03-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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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고래책갈피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아이만큼 설레고 긴장된 한 달을 보냈을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귀었는지, 학교 공부는 잘 따라가고 있는지 걱정하는 마음이 앞설 것이다. 이때, ‘공부’와 함께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가 바로 책이다. 엄마들의 입장에서 책은 문제와 답이 있는 것, 아이들이 많이 읽어야 하는 것이 되곤 한다. 하지만 책을 교재로 제한하는 순간, 책은 따분하고, 놀이와 단절되는 대상이 되어버린다. 아이가 책과 친해지길 바란다면, 책 읽기가 학습이 아니라 놀이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놀이를 아무 생각 없이 ‘딴 짓’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호모 루덴스가 말했듯이, 놀이란 진지한 행위이며, 미리 인생을 연습해보는 것이다. 책을 놀이하듯 재미있게, 그러나 위험하지 않게 읽는 모습은 ‘아름다운 책’(비룡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림책을 펼치고 글과 그림을 차근히 읽어 나가는 에르네스트와 빅토르 형제는 작가가 만들어 놓은 또 하나의 가짜 세상을 읽는 것이 곧 ‘믿는 척하면서 재미있어 하는’ 놀이임을 깨닫는다. 그들은 책 속의 놀이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무서운’ 존재였던 늑대와 사자를 훈련시키는가 하면, 키가 십 미터는 될 것 같은 ‘커다란’ 토끼가 되는 꿈도 꾸어본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세상의 이치도 읽어나간다. 책 속에 갇혀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것이 아니라, 토끼 형제를 노리는 늑대의 머리통을 내리치거나 강철 이빨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무기로도 책을 사용한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잠을 잘 때 쑥쑥 크는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아이들이 놀면서 배우는 데에는 인색하기 쉽다. 엄마가 먼저 책을 학습용 관점에서 벗어나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아이들 역시 책을 거부하지 않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아이들이 책을 즐거운 기분으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마주하게끔 하자. 토끼 형제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책을 읽고 가지고 놀면서, 인생을 배우고 커다란 꿈을 차근히 설계해 나갈 것이다. 분홍고래모임 김 현 경 아마존 사람들을 수중도시로 이끌던 전설의 분홍 고래(BOTO)처럼 아이들에게 고래보다 더 큰 꿈 을 그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동작가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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