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첫‘자립경영’프로구단나올까?농구단‘흑자1순위’

입력 2008-03-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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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흑자 프로구단은 어디에서 나올까? 농협, STX, KT, 국민은행, 미포조선 등 대기업 못지않은 재력을 가진 곳이 국내 프로야구와 K-리그 참여를 거절했다. 주주나 이해관계자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만일 국내 프로구단이 돈 되는 사업체이거나 지금은 적자라도 앞으로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보였다면 진입장벽이 워낙 높은 이 분야의 사업을 그들이 사양했을 리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 인수나 미국 프로리그 구단 창단에 돈 있는 사람들이 거액을 들고 몰리는 것은 그곳 구단들이 웬만한 기업체보다 이익을 많이 남기는 흑자사업체이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에 들어선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흑자구단이 생길 것이고, 프로구단 경영이 명예와 재미와 돈을 보장하는 사업이 될 날이 올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리그에서는 과연 어느 종목의 흑자전환이 가장 빠를까? 국내 프로리그의 주수입원으로는 입장수입, 방송중계수입, 스폰서십수입이 꼽힌다. 외국 빅리그에서는 경기장사업수입도 상당하지만 국내는 아직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미미한 수준이다. 그리고 구단운영비용 항목 중에서는 선수연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국내 프로리그의 3대 수입이 선수연봉을 감당하는 비율이 ‘어느 리그가 손익분기점에 보다 빨리 도달할지’를 가늠하는 한가지 척도가 될 수 있다. 2006년 시즌 국내 야구 축구 농구 3개 종목의 3대 수입이 선수연봉을 감당하는 정도를 비교해보면 프로농구가 72%로 가장 높고 프로축구가 25%로 가장 낮다. 특히 두 종목의 충당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원인은 수입보다는 비용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농구는 보유 선수수가 가장 적다는 유리한 점도 있지만 연봉총액을 제한하는 샐러리캡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놓은 것도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반면 프로축구는 최장 3년이면 소속선수를 자유계약으로 풀어주고 새로 계약하는 제도 탓에 연봉부담이 커진다. 특히 우수선수의 해외리그 진로도 축구는 도처에 열려있어 연봉부담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프로농구는 모자란 28%만 만들면 일단 3대 수입만으로 선수연봉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만 뛰어넘으면 흑자전환은 그야말로 시간문제일 것이다. 다만 관중 1명 동원하는데 드는 연봉이 1만6761원으로 프로야구보다 많은 것이 걸리지만 그래도 다른 종목보다 해결책을 찾기가 수월할 것이다. 만일 프로농구에서 어느 한 구단이라도 흑자 구단이 나오면 구단주가 되고 싶은 돈 많은 개인이나 기업이 줄을 설 것이고, 주주나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가 반대할 이유도 사라진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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