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기행]스페인알함브라궁전

입력 2008-04-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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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향연을빚어낸유럽속이슬람예술
《스페인에 위치한 이슬람 궁전, 그곳은 역사상 최고의 예술품 정교한 대리석 기둥에 반하고 빛과 그림자의 대조에 취한다. 아름다운 정원 보고 있노라면 타레가의 기타연주 들리는 듯 타레가의 슬픈 사랑이 스며 있는 알함브라 궁전.》 이슬람 최고의 궁전으로 손꼽히는 알함브라 궁전은 스페인의 남부 도시 그라나다에 있는 높이 130미터, 폭 182미터로 지어진 세계문화유산이다. 과거 이곳은 아랍계 이슬람교도인 무어인들이 들어온 뒤부터 스페인의 종교가 그리스도교로 바뀌는 1492년까지 이슬람 나스르 왕국의 궁전이었다. 신이 만든 창조물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완벽하게 만든 것이 인간이라면, 알함브라 궁전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평가 받는다. 인간이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함의 극치를 이루는 알함브라 궁전의 대리석은 마치 나무나 찰흙을 깎아 놓은 듯하다. 신의 능력에 도전하려는 듯 아름다운 조각과 문양이 궁전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알함브라 궁전이 지닌 최고의 아름다움은 밝음과 어두움, 빛과 그림자가 이루는 극한 대조성과 건물의 대칭성이다. 마치 아랍의 여인이 검은 차도르 사이로 바라보는 바깥세상처럼 궁전 내부는 명암이 교차하는 빛의 향연으로 사람들에게 황홀감을 안겨 준다. 이처럼 이슬람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알함브라는 인도 타지마할의 모델이 될 정도로 그 아름다움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 하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궁전에 한 남자의 슬픈 사랑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 비련의 주인공은 스페인 낳은 세계적인 기타 연주자인 프란스시코 타레가 (Francisco Tarrega·1852∼1909)다. 그는 우리에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명곡의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이 곡은 타레가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것이다. 당대 스페인에서 최고의 기타연주자였던 타레가는 ‘콘차’라는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타레가는 그녀와 함께 아름다운 알함브라 궁전을 둘러보면서 애틋한 사랑을 키웠지만 그녀가 집으로 돌아간 뒤에는 허무한 자신의 사랑에 대해 슬픔에 잠겼다. 자신의 감정을 주체할 못할 때마다 그는 기타를 들고 알함브라 궁전 한 귀퉁이에서 달빛을 벗 삼아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를 빚어냈다. 이런 서글픈 사랑의 감정이 눈 쌓이듯 차곡차곡 쌓여 우리가 좋아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명곡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알함브라 궁전을 여행할 때마다 우리는 아름다운 이슬람 건축물에 눈이 멀고, 타레가의 음악에 귀가 먼다. 한 예술가의 가슴 시린 고통에서 빚어낸 아름다운 선율은 시공간을 초월에 영원히 우리 가슴을 울린다. 알함브라 궁전이 없어지지 않는 한 타레가의 슬픈 사랑의 이야기도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글·사진|여행지식포럼 www.sort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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