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초반 행보가 불안한 두산 얘기다. 기분 좋은 2연승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내리 5연패. 개막 일주일만에 6위로 떨어졌다. 투수들은 그럭저럭 제 몫을 해내고 있지만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선이 문제다. 중심타선에 포진한 고영민, 김동주가 7일까지 나란히 1할대 타율에 머무르고 있다. 톱타자 이종욱도 2할5푼대. 두산의 부진은 의외다. 빠른 발 덕분에 개막 이전부터 유력한 4강 후보로 꼽혔기 때문이다. 잘 뛰기 위해선 일단 출루부터 해야 하는데 1루를 밟을 기회가 별로 없다. 그러나 팀 분위기는 아직 여유롭다. 지난해에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개막전에서 7-8로 역전패한 두산은 1승을 간신히 따낸 이후 여섯 경기를 내리 졌다. 그런데 4월이 끝나가면서 반등이 시작됐다. 특히 5월은 눈부셨다. 두산은 결국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다. 김경문 감독이 6일 문학 SK전에 앞서 “아직 시즌 초반이니 괜찮다”며 미소를 보인 이유다. 대표팀 감독 사퇴까지 고려했던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다만 김 감독도 서서히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모양이다. 트레이드를 자청한 이후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했던 홍성흔을 앞당겨 1군으로 불러들인 게 그 증거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