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원24득점‘종횡무진’…KT&G, 94-90동부제압

입력 2008-04-0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안양 KT&G 유도훈 감독은 창단 첫 4강 진출을 일궈낸 지난달 31일,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았다. “감독이 된 이후 가장 기쁜 날 아닌가”라는 인사와 함께였다. 하지만 유 감독은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은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더 좋은 일이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고 했다. 그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KT&G는 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남자프로농구 원주 동부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나란히 24득점을 올린 마퀸 챈들러-황진원 듀오의 활약을 앞세워 94-90으로 이겼다. 1차전을 속절없이 내줬던 KT&G는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KT&G 입장에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첫 두경기를 모두 내준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0 KT&G는 이를 의식한 듯 1쿼터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로 동부를 압박했다. 2쿼터 시작과 동시에 동부에 연속 13점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동부에 김주성과 레지 오코사의 ‘높이’가 있다면 KT&G에는 ‘스피드’가 있었다. 결국 전반을 46-41로 앞선 KT&G는 3쿼터 들어 황진원의 득점포가 폭발하면서 점점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3쿼터에 12점을 넣은 황진원은 점수 차가 좁혀질 때마다 천금같은 슛으로 동부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로 네번째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베테랑다웠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던 챈들러도 변함없이 ‘에이스 본색’을 드러냈다. 1차전에서 29득점하고도 승부가 갈린 4쿼터에서 부진해 아쉬움을 남긴 챈들러는 이날 24점 가운데 13점을 4쿼터에 몰아넣었다. 챈들러는 이날 승부를 가른 주인공이기도 했다. 후반 내내 앞서가던 KT&G가 90-90 동점을 허용한 종료 25.3초 전, 챈들러는 동부의 집중 견제를 뚫고 골밑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이어 종료 1.7초 전 동부의 반칙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두개마저 모두 꽂았다. KT&G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