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쿡’쑤시면무릎‘팍’쓰세요

입력 2008-04-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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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옥 여사의 친구인 57세 조명자 여사는 친구들이 다같이 수영 클래스에 등록할 때 빠졌습니다. 수영을 안 하겠다고 했더니 “네가 제일 살 빼야 되는 사람이잖아”라고 친구들이 속을 긁어놨습니다. ‘몹쓸 것, 요즘 무릎이 아파서 거동하기도 힘든데 수영이라니 웬 말이냐!’ 그렇습니다. 바지 사이즈가 점점 늘어갈 때도 얼굴에 주름이 하나 둘 씩 생길 때도 초연했는데 몇 년 전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자 나이 드는 것이 고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병원에 가면 의사가 운동해서 살을 빼라고 권하지만 조금만 무리해도 통증이 도져 움직이질 못합니다. 오히려 살은 더 찝니다. 이렇게 살다 앞으로 거동 못하는 노인이 되면 어떡하나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우리 몸을 지탱해주는 무릎의 관절은 ‘연골’로 덮여 있습니다. 이러한 연골은 나이가 들면서 탄성이 감소하고 구성 성분이 빠져나가면서 손상받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쉽게 말해 닳아서 없어지면 일상적인 활동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보통 말하는 퇴행성관절염입니다. 관절 연골은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손상이 일어난 후에는 치료가 어려우므로 조기에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행성관절염에 사용하는 약은 병을 완치시켜주는 약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명자 여사처럼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는 당분간 약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다리 근육을 강화할 뿐 아니라 체중 감소를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계단 오르기, 등산처럼 무릎에 무게가 실리는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해 줄 수 있는 운동이 좋습니다. 그래도 통증이 심하거나 관절이 붓는 증상이 있을 때는 휴식이 훨씬 중요합니다. 휴식과 약물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조절이 되었을 때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적절한 깔창을 사용하는 것도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있을 때 도움이 됩니다. 관절 내 주사도 통증에 효과가 좋지만 스테로이드 주사는 골다공증의 위험이 있어 자주 맞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1년에 3-4회) 관절의 손상이 심하고 약물로 조절이 안 된다면 관절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결국 조명자 여사도 수영 클래스에 등록했습니다. 아프다고 집에만 있다 친구들이랑 함께 수영을 하니 잠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약을 먹고 무릎 통증도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번 약을 며칠 건너뛰었더니 다시 통증이 도지더군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견딜 만 합니다. “당신은 살쪄도 좋다”던 남편도 “살 빠진 것 아니냐?”며 반가워합니다. 성 자 영 한양대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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