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우리?가짜우리?…우리도헷갈려

입력 2008-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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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히어로즈는 ‘가짜 우리’? 22일 LG전을 앞두고 김인식 한화 감독을 만나 “첫 3연전은 전부 패했는데 청주 3연전에서 도로 되갚아줬다. 우리가 약해진 건가”라고 질문하자 김 감독은 “진짜 우리가 강해졌지”라고 대답했다. 무슨 선문답처럼 들리지만 질문의 ‘우리’는 신생구단 우리 히어로즈이고, 김 감독의 ‘우리’는 한화 이글스를 지칭한다. 혼선을 피하기 위해 김 감독은 ‘진짜 우리(팀)’로 한화를 표현한 것이다. 풀어쓰면 4번타자 김태균의 가세, 용병 더그 클락의 호조, 김태완의 기량 향상 덕분에 첫 3연전에 비해 한화의 전력이 올라왔다는 의미다. 이전부터 김 감독은 “‘우리’라고만 하면 히어로즈인지 정확히 못 알아듣는다”며 “우리 담배”란 표현을 종종 쓴다. 미디어데이 때도 ‘담배’를 꼭 붙여서 불렀다.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실제 네이밍 마케팅의 의도가 무색하게 우리 히어로즈의 모기업이 뭐하는 곳인지 구단 명칭만 들으면 알기 어렵다. 돈 한 푼 안 쓴 우리은행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우스갯 소리가 나도는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우리 히어로즈의 성적이 바닥을 기고, 팬층은 희박하며 구단 운영은 프로야구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우리은행이 괜히 이미지에 타격받을지도 모른다. 야구팬들이 담배 회사가 모기업인줄 인지한다 하더라도 구단 네이밍 구입은 구장 네이밍과 달리 리스크가 크다. 우리 히어로즈가 바닥을 기면 예전 청보가 “야구 못하는 놈들이 라면이라고 제대로 만들겠냐”는 비아냥을 들었듯 돈은 돈대로 쓰고 이미지만 먹칠하기 십상이다. 구단 이름 사는데 액면가 120억을 투자한다는 담배회사 역시 지금까지 실수령액 12억원만 달랑 내고 야구단을 접수한 만큼 ‘이게 뭐냐’고 큰 소리 칠 도둑놈 심보는 아니겠지만.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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