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도거지도‘관중’이심판한다…ML-KBO구단가치양극화Why?

입력 2008-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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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10년새2000만명늘어‘황금시대’…국내야구는매년줄어구단가격‘제로’오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 4월 16일자 기사에 2007년 메이저리그(MLB) 구단 가격이 발표됐다. 뉴욕 양키스가 13억600만 달러로 최고가였고, 2억5600만 달러의 플로리다 말린스가 30위였다. 구단별 연간 총수입은 양키스가 3억2700만 달러로 역시 1위였고, 플로리다가 1억2800만 달러로 제일 적었다. 또 기사에 따르면 5년 전에는 30개 구단 중 16개 구단이 적자였는데 지난해에는 적자 구단이 3개 뿐이었다. 2007년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구단 가격 논란이 있었다. 다만 우리는 현대 유니콘스의 매각 가격보다는 존폐 여부가 더 큰 관심사였고, 우여곡절 끝에 매각가격은 형성되지 않고 청산 후 ‘우리 히어로즈’의 창단으로 결말이 났다. 1996년 당시 가치로 430억원이었던 구단이 10년만에 가격 0원으로 하락한 셈이다. 두 리그의 비교를 위해 자료를 찾다보니 1996년 미국 <파이낸셜 월드>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구단 가격을 1억2500만 달러로 평가했던 자료가 있었다. <포브스>의 평가표를 보니 클리블랜드는 30개 구단 중 가격랭킹 15위로 4억1700만 달러로 평가됐다. 10년만에 두 리그 소속 프로구단 가격이 한쪽은 0원으로 몰락했고, 한쪽은 약 3000억원 상승했다. 참고로 유니콘스의 전신 태평양 돌핀스의 당시 매각가격 430억원은 아직까지도 국내 구단매각가격 중 최고가로 기록되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일어났을까. 아마도 두 리그에서 프로구단의 가치를 형성하는 요인에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구단의 가치는 다른 사업체와 마찬가지로 그 구단이 현재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기는가, 또 앞으로 얼마나 더 벌 가능성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이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성과지표 중 하나가 바로 관중수다. 프로구단의 수입 대부분이 관중수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태평양이 현대에 매각되던 해 한국프로야구는 역대최다관중인 540만명을 기록했고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태평양이 청보를 50억원에 인수하기 직전 해 프로야구 관중수는 202만 명이었는데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할 때의 관중수는 540만명으로 2.7배 늘었다. 또 방송중계권 계약금액도 8억원에서 26억6000만원으로 약 3.3배 인상됐다. 이런 수치들이 1987년 50억원이었던 구단가격이 8년만에 8.6배 오르는데 반영됐을 것이다.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든 프로야구 관중이 프로야구단의 가치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다가 다른 요인과 복합적으로 얽혀 종국에는 0원까지 간 것으로 판단된다. 클리블랜드가 1억2500만 달러로 평가됐던 1996년 메이저리그 관중수는 6000만명이었고 2007년 관중은 7950만명이었다. 4억1700만 달러라는 구단가치는 10년 전에 비해 1950만명이나 증가한 리그 관중수에 중계권수입 증가분까지 반영된 수치일 것이다. 두 사례를 보면 메이저리그의 진입장벽은 점점 더 높아질 전망이고, 한국프로야구는 돈 없이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낮아도 한참 낮아진 게 오늘의 현실이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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