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가량의 짧은 인터뷰. 그 사이 서정원은 두 번 눈시울을 붉혔다. 애써 그의 젖은 눈을 외면한 채 질문을 이어갔지만 가슴 한 구석, 아릿한 아픔이 느껴졌다.이해할 수 있었다.
서정원의 첫 눈물은 ‘은퇴할 때 감정’을 물었을 때 나왔다. 수백번도 넘게 한 고민, 자신은 더 뛸 수 있을 것 같은데 ‘지도자 수업’이라는 오스트리아 진출의 본래 취지를 잃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했던 선택. “후회는 없지만 쓰라리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두 번째 눈물은 해외 진출 초기 에피소드를 말할 때 보였다. 현역 시절,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활약할 때였다. 흔한 동양인 차별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서정원은 늘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참 행복한거야”라고 말해준단다.
당시 프랑스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한국 소년이 있었다. 그런데 서정원이 골을 넣자 소년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그 소년의 어머니가 서정원에게 말했다. “당신으로 인해, 제 아들이 잃었던 조국을 되찾았어요. 고마워요.” 되돌아봐도 그때처럼 자신이 축구 선수라는 게 뿌듯할 수 없다고 했다.
“수많은 기쁨이 있었고, 역경도 많았지만 저 한 명으로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요. 그걸로 만족합니다. ” 가슴이 따스한 남자, 서정원과의 만남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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