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닥터피쉬’광팬양상국“난개그맨김원효의광팬”

입력 2008-04-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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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학교 선배에요” 키가 멀쑥한 양상국(25)이 특유의 사투리 섞인 말투로 사람 좋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며칠전 고향인 경상남도 김해에 내려갔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에 들렀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마당까지 나오셔서 손을 흔들어 주셨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영락없이 개그콘서트에서 2인조 록밴드 ‘닥터 피쉬’에 열광하는 광 팬의 모습 그대로 였다. 양상국은 KBS 공채개그맨 22기다. 그는 요즘 유세윤, 이종훈, 송병철과 함께 ‘닥터피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닥터피쉬’는 개그맨 양상국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린 프로그램. 하지만 이 코너에서 양상국이 서 있는 자리는 무대가 아니라 관객석이다. “관객들을 등지고 연기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관객들의 작은 반응들이 귀에 다 들어오니까요. ‘닥터피쉬’의 설정상 혼자 마치 수천 명의 관객인냥 연기하는 건데, 코너가 인기를 끌면서 실제로 관객들이 크게 호응을 해요. 저는 그 소리에 제 목소리가 묻히지 않으려고 더 크게 외치죠(웃음). 녹화가 끝나고 나면 정말 콘서트를 다녀온 것처럼 목이 쉬어요.” 목소리의 회복 속도가 점점 늦어진다면서도 여기저기 밀려드는 출연요청에 양상국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닥터피쉬’의 광팬 양상국의 마음속에 있는 그만의 진짜 스타는 누굴까? 양상국은 선배 개그맨 김원효를 꼽았다. “원효 선배는 제가 시청자의 입장으로 개그 프로그램을 볼 때 가장 큰 웃음을 줬던 개그맨이었어요. 원효 선배를 꼭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친한 형동생이 되었네요.” 노 전대통령, 생가 방문때 배웅… 실은 중학교 선배에요ㅋㅋ 광팬 몰입…촬영 끝나면 쉰 목소리 언젠가 제 광팬도 생기겠죠? 인터뷰 도중 양상국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선배 개그맨 유세윤이었다. “예, 선배님. 22기 양상국입니다” 마치 군대에서 관등성명을 대듯 전화를 받은 그는 “예” “예” “꼭 가겠습니다”라고 대답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무슨 일이냐고 하자 대답이 걸작이다. “유선배가 더빙한 애니메이션 ‘호튼’이 내일 시사회라구요. 선배가 노란 풍선 들고 오래요. (웃음)” 노란색은 ‘닥터 피쉬’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왜 하필 노란색이냐고 묻자 “녹화 첫날 풍선을 한 봉지 사서 아무거나 집은 게 노란색 풍선이었는데 그 후 계속 노란색으로 가게 됐다”며 웃었다. 멀쑥한 양상국이 노란 풍선을 들고 시사회장을 겅중 겅중 뛰어내려갈 상상을 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요즘 ‘뮤직뱅크’ 녹화장을 지나갈 때마다 풍선을 든 팬을 보면 동질감이 느껴져요. ‘닥터피쉬’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정말 ‘닥터피쉬’의 팬이 된거죠. 하지만 언젠가 저만의 팬들도 많이 생기겠죠? 그때까지 정말 열심히 해보려고요” 허남훈 기자 noi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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