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대호,터졌다한방…이젠웃어주마

입력 2008-04-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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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만에4호포작렬…적시타까지‘나홀로3타점’
29일 LG와의 사직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대호(28·롯데)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평소 입담으로 때론 취재진을 배꼽 잡게 만드는 ‘유쾌한 남자’인 이대호지만 평소와 달리 말수가 적었고, 목소리 톤도 가라 앉아 있었다. ‘롯데가 지난 주 1승5패를 했는데 분위기는 괜찮냐’는 질문에 “팀 분위기는 항상 좋지만 내가 편치 못하다. 내가 못 쳐 팀성적이 안 나오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는 대답에는 그의 마음고생이 그대로 묻어났다. ‘롯데가 이러다 또 시즌 초반 반짝 돌풍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아픈(?) 질문까지 이어지자 정색을 하더니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올해 목표로 했던 포스트시즌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남다른 각오를 덧붙이기도 했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그래서 더 값진 홈런이었다. ‘빅보이’ 이대호가 21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4타수 3안타의 맹타로 롯데의 분위기를 다시 상승 모드로 돌려 놨다. 각오가 남달랐던 만큼 1회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최만호의 좌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뽑고 계속된 1사 2루서 이대호는 상대 선발 제이미 브라운 옆으로 빠지는 깨끗한 중전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홈런왕’ 이대호의 진면목을 보여준 건 선두타자로 나선 4회. 브라운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높게 들어온 볼을 결대로 밀어쳐 우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비거리 105m 아치(시즌 4호)로 연결했다. 8일 대구 삼성전 3회 윤성환에게 2점 홈런을 뽑아낸 후 21일, 14경기만에 터진 홈런포. 홈런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7회 2사 1·2루서 맞은 네 번째 타석에서도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적시타로 또다시 타점을 추가했다. 한 게임 3안타 이상은 올 시즌 세 번째, 3타점 이상은 올 시즌 네 번째였다. 사실 홈런포가 그동안 침묵해서이지 이대호의 타격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심타자로서 지난 주 부진이 자신 탓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고 그 아쉬움을 그라운드에서 보기 좋게 실력으로 풀었다. 이대호는 게임 종료 후 스탠드를 떠나지 않고 연호를 계속하는 팬들에게 “이기는 경기를 팬들께 보여드릴 수 있어서 내가 너무 고맙다”고 인사했다. ‘게임 전 기분은 좀 풀렸느냐’는 질문에는 “내 마음은 항상 무겁다. 한 게임 잘 했다고 풀리면 되겠느냐”고 대답했다. 평소처럼 유쾌한 웃음과 말투로…. 사직=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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